지난해 7월부터 10개월간 이어진 전세사기 특별단속에서 2895명이 검거되고 288명이 구속됐다. 이번 단속에서는 범죄집단조직 혐의를 최초로 적용한 점이 특징이다. 검찰에서도 전세사기 전담검사 71명을 지정하고 법정 최고형 구형 등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전세사기에 범죄단체조직죄 첫사례 등장
8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 25일부터 5월 28일까지 전국적으로 전세사기 단속을 추진한 결과 총 986건 2895명을 검거하고 288명을 구속했다.
앞서 1월 24일까지 6개월간 실시된 1차 특별단속에선 1941명을 검거해 168명을 구속한 바 있다. 2차 특별단속 넉달간 954명이 추가로 검거되고 구속 인원도 120명 늘어났다.
붙잡힌 전세사기 피의자들을 세부 유형별로 보면 금융기관 전세자금대출 등 공적 기금을 소진하는 '허위 보증·보험'이 1471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조직적으로 보증금 또는 리베이트를 편취한 '무자본 갭투자' 514명, 법정 초과 수수료 등 '불법 중개행위' 486명, 깡통전세 등 '보증금 미반환' 227명 등 순이었다.
경찰은 국토교통부의 12차례 수사의뢰 등 토대로 전국적으로 1만300여채를 보유한 10개 '무자본 갭투자' 편취조직과 허위 전세계약서로 공적자금 성격의 전세자금 대출금 약 788억원을 가로챈 21개 '전세자금대출 사기조직' 등 전국 총 31개 조직을 일망타진했다. 또 검찰과의 협력을 토대로 전세 사기 6개 조직 41명에 대해 범죄집단조직 혐의를 최초로 적용했다. 범죄집단조직 혐의가 적용되면 단순 가담자에게도 전세사기 주범과 같은 처벌이 이뤄진다.
서울 동대문경찰서에서는 125명으로부터 총 277억원 상당을 편취한 부동산컨설팅사 대표 등 3명을 사기혐의로 구속한 바 있다. 일당은 리베이트를 주고 바지매수인을 모집해 주택 명의를 이전하고 전세가를 부풀려 중개하는 수법(무자본갭투자)을 사용했다. 경찰에 따르면 부동산컨설팅사 대표와 사내이사는 공인중개사 명의를 빌려 부동산 중개업소와 컨설팅 업체를 설립하여 직원을 고용했다. 고용한 직원들에게는 실적에 따라 보너스와 포상을 지급하는 경쟁 시스템을 도입해 업체를 운영·관리했다.
아울러 각종 전세사기에 가담해 불법 중개행위를 한 공인중개사 등 486명을 검거하고 전세사기 대상 부동산의 감정평가액을 고의로 부풀린 정황을 수사과정에서 확인 불법 감정행위자 45명 대해서도 수사착수했다.
검찰, 전세사기 전담검사 71명 배치
대검찰청은 전세사기 단속을 위해 전담검사를 71명 배치했다. 현재 전담검사 지정 검찰청은 54개청으로, 전담검사 71명과 전담수사관 112명 등 총 183명으로 구성됐다. 전담검사는 수사 초기부터 경찰과 협력해 법리 적용을 함께 검토하고 주요사건에는 구속영장 신문에도 직접 참여한다.
검찰은 경찰에서 송치된 사건을 철저히 보완수사해 기소하고, 새로운 증거를 찾는 경우 추가 구속 및 공범 등을 입건하는 한편, 경합범 가중을 통해 법정최고형까지 구형한다는 방침이다.
주요 사건은 전담검사가 직접 공소유지를 담당하고 실질적 피해규모와 피해회복 여부, 현재 주거 상황 등 구체적 양형자료를 수집해 적극 반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세사기 등 대규모 재산 범죄에 대해 죄질에 상응하는 처벌을 하고자 경합범 처벌 특례를 신설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소위원에 계류 중이다.
그동안 전세사기와 금융 피라미드 사기, 보이스피싱 등 서민을 상대로 한 대규모 재산범죄들의 경우, 개별 피해자 각각의 피해 액수를 근거로 사기죄 성립 여부를 판단했지만 이 법안이 통과되면 다수 피해자에 대한 범행 의도와 방법이 동일하거나 유사한 경우, 피해자들의 피해 금액을 합산한 뒤 특경법을 적용해 가중처벌할 수 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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