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최대 인터넷 방송 플랫폼 '트위치(Twitch)'가 다른 플랫폼에서의 동시 송출을 금지하면서 침착맨, 슈카 등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TV, 유튜브 등 다른 플랫폼들이 반사이익을 얻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트위치는 지난 6일 동시 송출 및 광고에 대한 약관을 개정했다. 개정된 트위치 약관에는 “트위치 서비스에서 생방송할 때 ‘트위치 유사 서비스’에서 트위치의 사전 서면 허가 없이 동시 생방송 또는 동시 송출을 진행할 수 없다”고 돼 있다. 또 방송 중 노출되는 배너광고 크기는 전체 화면의 3%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규정도 마련했다. 이 같은 약관은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된다.
이와 관련 국내외에서는 비판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국내서는 동시 송출, 해외서는 광고 규제를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전세계 유튜브 채널 구독자수 3위인 크리에이터 미스터비스트는 “트위치는 크리에이터들의 창작 작업을 불리하게 하는 대신 더 도와주는 게 어떤가? 그게 더 합리적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결국 트위치는 광고 규제에 대해서는 철회하기로 했다. 반면 동시 송출에 대해서는 아직 별다른 얘기가 없어 그대로 강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트위치, 유튜브 등에서 동시 생방송을 진행해온 ‘침착맨’ 채널을 운영하는 이말년(본명 이병건), ‘슈카월드’ 채널의 슈카(본명 전석재) 등 대형 크리에이터들은 고심에 빠지게 됐다. 트위치가 동시 송출을 금지하는 만큼 트위치와 다른 플랫폼들을 놓고 양자 택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트위치는 지난해 국내 방송 영상 화질을 최대 720p로 제한한 데 이어 방송 다시 보기도 금지해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당시에도 트위치를 떠나 다른 플랫폼으로 넘어가는 크리에이터들이 적지 않았던 만큼 이번에도 크리에이터들이 아프리카TV, 유튜브 등으로 이동하면서 해당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지 주목된다.
한국투자증권 정호윤 연구원은 “지난 2~3년간 유튜브가 개인 방송 플랫폼으로도 급부상해 아프리카TV를 트위치의 유일한 대체재라고 하기는 다소 힘들다”면서도 “트위치의 약관 변경 등으로 스트리머 이탈이 이뤄진다면 아프리카TV가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김하정 다올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번 사태는 아프리카TV로 시청자와 스트리머가 유입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이 경우 중장기 광고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했다.
다만 당장 수혜를 입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이동을 하려면 본인 팬층도 고려하고 플랫폼에 맞는 콘텐츠도 새로 계획해야 할 수 있어 실제 이동이 있더라도 서서히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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