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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지난달 발행량 2.5배↑
특수은행은 15조 찍어 올 최고치
취약차주 지원 공적금융 수요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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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특수은행채 총 발행금액은 15조1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월 단위 최고치를 달성했던 전월(10조3400억원)보다도 46.4%(4조8000억원) 증가한 규모다. 최저치였던 3월(5조2900억원)와 비교하면 3배 가까운 수치다.
발행주체별로는 IBK기업은행이 5조82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KDB산업은행(4조1600억원), 한국수출입은행(2조5900억원), 농협은행(1조7200억원)이 뒤를 이었다. 대부분 중소기업 지원이나 운영자금 마련이 목적이다.
최근 채권발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시중은행들보다도 열띤 움직임이다. 시중은행들은 5월에 9조62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전월(3조9400억원) 대비 2.5배 가깝게 늘었으나 특수은행채 63.5% 수준에 불과하다.
은행채 대거 발행에는 정책 변화가 큰 역할을 했다. 지난 4월부터 은행채 발행한도가 만기도래 물량의 100%에서 125%로 확대된 것이다.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완화됐던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가 복귀하는 점도 은행채 발행을 부추기는 재료다. 예금·국공채 등 현금화하기 수월한 자산을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LCR을 92.5%로 설정하고 있는데 7월부터는 95%로 높여 잡는다.
지난해 채권시장이 마비되며 금융당국이 회사채 투자수요를 위축시키는 '구축효과'를 우려해 한국전력채와 함께 대표적인 신용등급 우량물인 은행채 발행을 억제했던 정책도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수개월간 누적된 수요를 맞추기 위해 발행을 서두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 은행채 차환 물량은 약 124조원으로, 이에 대응하려면 신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특히 국책은행들은 기업은행을 빼면 수신 기능이 사실상 없어 통상 채권발행으로 자금을 확보한다. 아직 AA급 이상 우량물 중심으로 회사채 시장 회복이 진행되고 있어 영세·중소기업들은 은행 대출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만큼 시중·특수은행들은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모아둬야 한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취약 차주의 고금리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공적금융 자금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며 "특수은행채 발행이 연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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