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종목▶
[파이낸셜뉴스] 사생활 논란으로 지옥을 경험했던 배우 김선호가 영화 데뷔작 ‘귀공자’로 완벽한 복귀를 예고했다. 1980:1의 경쟁률을 뚫은 신인 강태주의 선 굵은 얼굴과 순수한 눈빛도 좋다. ‘마녀’시리즈의 김다미, 신시아에 이어 박훈정 감독이 다시 한 번 신인 발굴에 일가견이 있음을 입증한다.
‘귀공자’는 ‘마녀’시리즈와 ‘낙원의 밤’을 잇는 박훈정 식 추격 액션물이다. 마녀에 이어 귀공자라는 새로운 킬러 캐릭터를 성공적으로 론칭함과 동시에 이번에도 고층빌딩 빼곡한 화려한 도시가 아니라 숲이 무성한 외딴 공간과 시간이 멈춘듯한 시골 골목길에서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인다.
전작들과 마찬가지 다소 익숙한 설정과 캐릭터지만 배우들의 매력을 살린 한국형 범죄오락영화로 잘 변형해 끝까지 보게 만드는 강점은 여전하다. 특히 귀공자는 한국영화 속 기억에 남을 ‘빌런’ 캐릭터로 회자될만하다.
김선호가 연기한 킬러 귀공자는 마치 ‘킹스맨’의 스파이처럼 명품 수트를 차려입고 고급 외제차를 몰고 다니며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주어진 임무를 수행한다. 살인보다 명품 구두에 피가 묻는 게 더 질색인 그는 타깃을 추적하면서도 외모를 신경 쓴다.
‘귀공자’에서 김선호의 트레이드마크인 해맑은 미소와 다정한 말투, 장난스러운 면모는 잔인무도한 킬러와 상반되는 매력 요소로 십분 활용된다. 온몸에 피 칠갑한 섬뜩한 얼굴은 극의 절정에 다다라야 확인할 수 있다.
필리핀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는 복싱 선수 마르코(강태주 분) 앞에 정체불명의 남자 귀공자를 비롯해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닌 세력들이 나타나 광기의 추격전을 펼친다.
마르코를 한국으로 불러들이는 재벌 2세 의뢰인 한이사(김강우 분)와 필리핀과 한국에서 우연한 만남이 반복되는 미스터리한 인물 윤주(고아라 분)까지 누가 친구이고 적인지 가늠할 수 없는 혼란 속에서 마르코는 살기 위해 숨이 턱에 차도록 달리고, 구르고, 그리고 다리 위에서 몸을 던진다.
강태주는 캐스팅 직후 전국체전에 출전하는 복싱부 고등학생들과 강도 높은 훈련을 받았다고 하는데, 도입부 복싱신과 추격신에서 그가 들인 노력의 시간이 엿보인다. 세상 무서울 게 없는 재벌 2세 악역 김강우는 마치 막가파와 같은 폭력을 휘두르다가 절정의 순간, 예상치 못한 대사와 리액션으로 웃음도 자아낸다.
프로가 저걸 못 잡나? 총 놔두고 왜 힘들게 뛰지 싶은 순간도 있지만 이건 볼거리가 필요한 영화니까. 의외의 착한 반전과 김선호 팬을 위한 서비스도 준비돼 있다. 21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