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경찰이 연이어 야간 집회에 강경 대응을 하면서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경찰은 민주노총 건설노조를 압수수색하는 가 하면 야간 집회를 강제 해산키도 했다. 시민단체는 경찰의 강제해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강력항의했다.
11일 경찰과 노동계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9일 비정규직 노동자 단체로 구성된 '비정규직 이제 그만 공동투쟁(공동투쟁)'이 대법원 앞에서 진행한 1박2일 노숙 문화제를 미신고 집회라고 판단해 강제 해산했다. 경찰 700명이 동원된 강제해산 과정에서 문화제 참가자 3명이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져 응급조치를 받는 등 10여명이 다쳤다. 이후 전날 오후 11시30분께 서초역 앞 공터로 옮긴 노동자들은 그 자리에서 노숙에 돌입, 이날 오전 8시30분까지 집회를 이어갔다.
이들은 지난 2020년 3월부터 별다른 집회신고 없이 같은 장소에서 농성과 문화제를 진행해 왔다며, 불법 집회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지난달 25일 금속노조와 공동투쟁이 대법원 앞 같은 장소에서 연 야간 문화제도 같은 이유를 들어 강제 해산하고 참가자 3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한 바 있다.
경찰은 윤희근 경찰청장의 불법집회 강경 대응 방침 선언 이후 강제수사에 착수키도 했다. 지난 9일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 있는 건설노조 사무실에 수사관들을 보내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 등의 PC와 노트북 등 전자기기와 업무수첩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지난달 16∼17일 총파업 결의대회는 물론 지난달 1일 전국노동자대회, 지난달 11일 건설노동자결의대회 등 최근 집회 관련 회의 자료와 계획 문건을 확보했다.
시민단체는 경찰의 강경 대응에 거리로 나섰다. 공통투쟁은 지난 10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무실에서 경찰의 야간 문화제 강제해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동투쟁은 "전날 윤 정부의 경찰은 또다시 비정규직 노동자와 문화예술인들의 대법원 앞 문화제를 강제 해산했다"라며 "이 과정에서 경찰은 불법적 폭력을 행사했고, 다수의 문화제 참가자가 다치고 실신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후 경찰은 서초역 3번 출구 쪽으로 참가자들을 강제 이격했고, 그 자리에서 노숙하는 우리를 향해 조명을 비추고 해산 명령 방송을 하는 등 밤새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향후 불법집회에 대해서 엄중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공동투쟁은) 순수한 문화제의 범위를 넘어 명백한 미신고 불법집회를 진행했다"며 "앞으로도 불법집회에 대해서는 주최자는 물론 참가자도 엄정하게 사법처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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