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한 윤관석·이성만 체포동의안
12일 본회의 표결 놓고 속내 복잡
부결땐 '방탄 프레임' 굳어지고 가결땐 '기획수사 주장' 힘 잃어
지난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연루돼 탈당한 무소속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체포동의안 국회 본회의 표결을 두고 민주당 표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번에는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기류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돈 봉투 의혹에다 김남국 의원의 거액의 가상자산 보유 논란이 터진 상황에서 민주당의 도덕성을 질타하는 여론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데다 부결될 경우 여권발 '방탄 프레임'이 한층 강화되는 것도 정치적인 부담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그동안 돈 봉투 의혹을 검찰의 기획 수사라고 주장한 민주당의 논리가 설득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될 것이라는 전망도 맞선다.
12일 본회의 표결 놓고 속내 복잡
부결땐 '방탄 프레임' 굳어지고 가결땐 '기획수사 주장' 힘 잃어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윤·이 의원의 체포동의안은 12일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윤 의원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송영길 전 대표 당선을 위해 민주당 의원들에게 6000만원의 돈봉투를 나눠주는 데 관여한 혐의, 이 의원은 송 전 대표 당선을 위한 경선캠프 운영비 등 명목으로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등에게 1000여만원을 제공한 혐의를 각각 받고 있다. 두 의원은 논란이 커지자 지난달 초 민주당을 자진탈당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체포동의안에 대한 당론을 정하지 않고 자율 투표에 맞길 계획이다. 본회의에 앞서 열리는 의원총회에서도 체포동의안 표결 문제를 안건으로 다루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노웅래 의원,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잇따라 부결됐던 것과 다르게 이번에는 가결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 여론이 체포동의안 가결이 우세한 데다 민주당에 최근 악재가 겹치면서 악화된 여론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처시가 지난 4~5일 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2.3%가 윤·이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통과(가결)돼야 한다'고 대답했다. '통과되면 안 된다'는 답변은 31.5%에 그쳤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지난 3월 국민의힘 하영제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거 찬성표를 던져 가결된 점도 민주당으로서는 부담이다. 이미 국민의힘은 "과연 민주당이 이번에도 '내로남불 방탄대오'에 나설 지 귀추가 주목된다"며 민주당에 체포동의안 가결 압박에 나섰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쩐당대회' 사건에 이어 김남국 의원 코인 투자, 이래경 전 혁신위원장 사태까지 터진 민주당이 제 식구 감싸기를 계속한다면 결국 국민적 저항에 부딪히고 말 것"이라며 "민주당은 자멸의 길이 아닌, 국민 눈높이에 맞는 현명한 선택으로 환골탈태하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부결 가능성을 점치는 관측도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두 의원이 검찰 수사의 부당성을 열심히 소명하면서 동정 여론이 적지 않은 데다 최근 검찰의 잇따른 압수수색 등으로 검찰이 민주당 의원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점에서 향후 추가 체포동의안을 막기 위해 예상 밖의 반대표가 모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당내 한 초선의원은 "가결돼야 하는 게 맞는 상황"이라면서도 "(여러가지) 그런 비난을 감수하고서도 몇 명에 대해 체포동의안이 (더) 들어올 지 모르겠는데 여기서 막으면 더 이상 안들어올 것 아니냐, 그런 얘기를 하는 분들이 있다"고 전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민주당이 검찰의 기획수사, 탄압수사 논리를 정당화시키고 논리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부결키시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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