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는 K-콘텐츠에 대한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중요한 제작비에 대한 세액공제율은 3~10%로 '쥐꼬리' 수준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미국, 영국, 스페인 등 선진국이 자국의 콘테트 강화를 위해 세액공제율을 25~34%로 인상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 세액공제율을 지금보다 최소 5~10%이상 인상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해외 세액공제율 20~30%
1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이 콘텐츠 산업의 주도권을 선점하기 위해 콘텐츠 세제 지원율을 앞다퉈 올리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현행법상 영상 콘텐츠 제작 비용의 세액공제는 대기업 3%, 중견기업 7%, 중소기업 10% 수준의 금액을 소득세 또는 법인세에서 공제하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주는 지난달부터 주 내에서 제작하는 영화 콘텐츠에 대해 세액공제율을 25%로 올리고 지원 상한선도 기존 500만달러에서 2500만달러로 대폭 높였다. 예를 들어 한 작품을 만드는 데 2000만달러(약 258억원)를 지출한다고 가정하면 500만달러(약 65억원)의 세금 공제를 받는 셈이다. 국내에서 대기업이 같은 작품을 제작하면 60만달러(약 8억원) 정도만 환급받게 된다.
미국 뉴욕주도 지난 4월 세액공제율을 25%에서 30%로 인상하고 관련 예산도 4억2000만달러에서 7억달러로 대폭 증액했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세제지원 혜택이 뉴욕 내에서 5만7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 지원했다”고 말했다. 스페인은 올해 1월부터 콘텐츠 세액공제율을 25~30%로 늘려 해외 제작사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도 내년 4월부터 콘텐츠 세액공제율을 기존 25%에서 34%로 확대한다.
"최소 5~10% 인상해야"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K-콘텐츠를 육성하기 위해 관련 업체에 세제 지원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지난달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영상 콘텐츠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3%→15% △중견기업 7%→20% △중소기업 10%→25%로 상향하는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무총리 소속 자문기구인 미디어·콘텐츠산업융합발전위원회도 지난달 진행된 1·2차 회의를 통해 콘텐츠 세액공제 확대방안을 중점 과제로 검토했다.
다만 오는 15일 개최되는 3차 회의에서는 콘텐츠 세액공제 부분은 논의되지 않는다. 융발위 관계자는 “여러가지 의제가 있기에 콘텐츠 세액공제만 계속 논의할 수는 없다”며 “그동안 어떤 수요들이 있는지 대략적인 것만 얘기한 수준이며 언제 다시 논의할지, 의결 안건으로 올릴지 등은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이상원 경희대 미디어학과 교수는 현재 세액공제율이 미국 등 선진국 보다 너무 낮기 때문에 일정 부분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실질적인 효과가 있으려면 최소한 5~10%의 세액공제율 인상이 필요하다”며 “기획재정부와 협의돼야 하는 부분인데, 결국 대통령실과 총리실에서 나서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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