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1200~1300원대 등락 거듭
달러예금 잔액 한달새 33억달러 ↑
작년과 비교하면 126억달러 줄어
5% 금리에도 달러예금 인기 주춤
달러예금 잔액 한달새 33억달러 ↑
작년과 비교하면 126억달러 줄어
5% 금리에도 달러예금 인기 주춤
■원·달러 환율 보합에 달러예금 인기도 주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달러예금 잔액은 624억8543만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4월 591억468만달러였는데 한달 만에 33억8075만달러가 늘었다.
다만 추세적으로 늘고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 지난해 말 751억7504만달러와 비교하면 126억8961만달러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다섯달 동안 달러예금은 두세달마다 줄어들고 늘어나고를 반복했다. 월말 기준 잔액이 △1월 695억9497만달러 △2월 637억1436만달러 △3월 638억4277만달러 △4월 591억468만달러 △5월 624억8540만달러 순으로 움직였다.
가장 큰 배경으로는 원·달러 환율의 등락이 꼽힌다. 환율이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되면 외화예금 잔액은 늘어나는 추이를 보인다. 기업은 수출대금 등으로 받은 달러를 환전하지 않고 외화예금으로 보관하고 수입대금으로 지급할 달러를 나눠 사들인다. 개인 역시 금리와 단기 환차익을 노려 진입한다.
실제 연준의 고강도 긴축 경계감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하반기 1400원대를 돌파했던 원·달러 환율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인상 속도조절을 언급하며 빠르게 하락했다. 이에 올 연초 120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1200원대 후반~1300원대 초반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5%대 금리에도 "환율상승 없이 달러예금 안 는다"
당분간 이런 추이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음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FOMC 회의,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 등 외환시장 내 대형 이벤트가 줄줄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FOMC에서 연준이 금리동결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지만 연내 '피벗'(통화정책 전환)까지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는 낮아졌다. 이에 더해 최근 캐나다와 호주 중앙은행이 금리를 0.25%p 올리는 결정을 내리면서 추후 미국 금리가 한 차례 더 올라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처럼 중장기적으로 미국 금리 향방이 불투명한 상황에 환율은 큰 변화폭 없이 보합권 내에서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주요 이벤트 관망으로 인해 적극적인 숏플레이는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달러 실수요 업체의 경우 원·달러의 주요 지지선 레벨 하회 시 공격적인 매수 대응에 나설 확률이 높으므로 환율 하단은 막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달러예금 매력도를 결정짓는 또 다른 요인인 외화정기예금 금리는 여전히 5%대로 다른 예·적금에 비해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서는 지난 12일 기준 △KB국민은행 5.070% △우리은행 5.051% △하나은행 5.011% △신한은행 5.006% 순으로 높았다. 다만 이와 관련, 은행권 관계자는 "외화예금의 경우 수익률보다도 환율이 더 중요하다"며 "수익률이 더 높지만 정기예금 상품에는 금액이 크게 몰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