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준공형 PF' 시장 경색 심각
분양률 저하로 공사비 조달 난항
건설사 법정관리 신청 잇따라
코로나·파업 등 돌발 악재 감안
전문가 "상생안 모색할 때" 지적
코로나19 사태에 이은 고금리 압박과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여파로 잘나가는 중견 건설사들까지 줄도산 위기에 몰리고 있어 정부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히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분양률 저하로 공사비 조달 난항
건설사 법정관리 신청 잇따라
코로나·파업 등 돌발 악재 감안
전문가 "상생안 모색할 때" 지적
13일 금융 당국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부동산 시장을 지탱해온 중견 건설사의 법정관리 신청이 이어지는 등 줄도산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건설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가운데서도 '책임준공형 PF' 시장이 경색되면서 시공능력평가 202위이던 우석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과 건설업계 파업에 따른 공기 지연, 가파른 시중금리 상승까지 겹치면서 388위 동원산업건설과 83위 대우조선해양건설도 부도를 맞았다. 올들어 133위 에이치엔아이엔씨, 109위 대창기업도 회생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시공능력평가 300위 바깥의 중소 건설사 상황은 더욱 심각해 중견 건설사들의 줄도산 사태가 급속히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일부 시공현장의 경우 대형 금융회사가 분양을 책임진다는 식으로 투자를 권유한 뒤 공사 중단과 대책없는 지연에 따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은 형국을 알고도 감당할 수 없는 미상환 대출채무(대출 원리금, 지연 손해금, 분양트리커 수수료 등) 상환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건설사들의 줄도산 사태는 해당 업체에서 분양한 아파트 등에 입주할 예정으로 있는 서민들의 피해로 고스란히 이어질 수밖에 없어 엄청난 사회적 파장도 우려된다.
이런 상황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건실한 건설업체까지 일시적인 상환압박으로 도산해 서민들의 피해로 이어지는 사태를 막기 위해 금융 당국이 세심한 상황파악에 나서야 한다"면서 "해당 금융회사도 코로나19 사태와 파업, 원자재값 폭등 여러가지 불가항력적 돌발 악재를 무시한 채 무조건식 '채무 인수'를 강요, 기업을 회생할 수 없는 상황까지 몰아붙이기보다 상생할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건설 PF시장의 장기 부실화가 우려되는 '책임준공형 PF'의 경우 시행사의 부족한 신용을 시공사가 책임준공 확약으로 보증을 하고 시공사의 부족한 신용은 신탁사에서 보증하는 형태다.
이 때문에 저금리나 부동산 시장 활황으로 분양이 잘 될 때는 책임준공형 PF도 큰 무리가 없는 사업형태로 자리를 잡았으나 시장상황 악화에 따른 분양률 저하로 인한 시공사의 공사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자체 자금으로 책임준공(책임준공 기일 내 준공을 하지 못할 경우 시행사의 채무를 시공사가 모두 책임지는 형태)이라는 굴레에 묶일 수밖에 없다. 이런 사태에 빠지면 자체 자금으로 준공을 득하거나 아니면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져 증권사 등 거대 자본권력에 끌려다니는 신세에 빠져 버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책임준공 PF의 경우 전쟁 등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한 어떠한 경우에도 책임 준공 기일까지 완공하지 못하면 시공사까지 채무불이행 상태를 강요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 같은 거대 자본들의 횡포로 인해 수많은 중견 건설사뿐 아니라 대형 건설사들도 부도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로 금융 당국의 발빠른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잘나가는 중견 건설회사까지 부도를 맞는 사태가 이어질 경우 해당 직원과 가족은 물론 협력업체와 수많은 수분양자들의 가정에도 막대한 피해를 끼쳐 커다른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에 따른 PF 부실화 우려가 커지면서 금융당국도 최근 부동산신탁사의 책임준공 확약과 관련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가동할 것으로 전해져 어떤 후속대책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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