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서 '과잉대응' 지적 나오자 해명
"경계경보 트라우마 있는 서울시 공무원의 실수"
오 시장은 13일 열린 서울시의회 제319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박강산 의원(비례)이 이번 사안이 오발령인지 과잉 대응인지 묻자 “오발령도 과잉대응도 아닌, 제 입장에서 보면 실무 공무원의 이해할 수 있는 실수”라고 답했다.
오 시장은 “지금껏 말은 못했지만 서울시 공무원은 다른 시도 공무원에게 없는 트라우마가 있다”며 “가깝게는 이태원, 멀리는 과거 20년 전 이철수라는 사람이 귀순하는데 제때 경계경보를 발령 못해 직원 4명이 직위해제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이 언급한 이철수씨는 1996년 미그기를 타고 휴전선을 넘어 귀순한 인물이다. 이 당시 수도권에는 경계경보가 내려진 상태였지만 서울시는 제대로 경보를 울리지 않았다.
오 시장은 그러면서 “이태원 사건 이후 (서울시 공무원들에게) 무대응보다는 적극 대응하는 것이 낫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당시 재난 문자에 경계경보 발령 이유와 대피 방법 등이 포함되지 않아 시민 혼란을 부추겼다는 지적에 대해선 “인정하지만, 이미 만들어져있는 매뉴얼의 확정된 문구를 그대로 활용한 것”이라며 “행정안전부에서 개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태원 참사 거론한 야당.. "사퇴가 책임있는 자세 아니다" 선그은 오시장
한편 민주당 임규호 의원(중랑2)은 경계경보 발령과 이태원 참사 등을 거론하며 “시장이 책임진 적 있느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오 시장은 “제도개선이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책임을 지라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해달라”고 되묻자 임 의원은 “정치적인 결단”이라고 답했다.
오 시장이 “사퇴가 책임지는 자세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을 긋자 임 의원은 “(오 시장이) 대체 무슨 책임을 졌는지 시민께서는 판단할 거라 생각한다”고 각을 세웠다.
한편 앞서 북한은 31일 오전 6시27분께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우주발사체를 발사했다.
이후 오전 6시 41분 서울시는 “오늘 6시 32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경계경보를 발령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는 20분 만에 “서울특별시에서 발령한 경계경보는 오발령 사항임을 알려드린다”고 재차 위급 재난 문자를 발송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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