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유두-유륜 살릴 수 있는 유방암 수술법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14 09:24

수정 2023.06.14 09:24

왼쪽부터 유방외과 정준, 안성귀, 배숭준 교수팀.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왼쪽부터 유방외과 정준, 안성귀, 배숭준 교수팀.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유방암 수술 전 항암화학요법으로 유두-유륜 복합체를 침범한 ‘비종괴성 조영 증강'을 소실시키면, 유두-유륜 복합체를 보존하는 절제수술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14일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외과 정준·안성귀·배숭준 교수팀은 선행항암화학요법 후 비종괴성 조영 증강의 소실 여부가 유방암 수술 시 유두절제 유무를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유방암 환자의 30~40%는 유방 전체를 잘라내는 유방 전절제술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환자의 미용적 만족도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유두-유륜 복합체를 보존하는 유방 전절제술을 많이 적용하고 있다. 다만 종양이 유두-유륜 복합체를 침범한 경우에는 유두-유륜 복합체 보존 절제술이 불가하다.
특히 유두-유륜 복합체를 침범한 암 병변은 유방 MRI에서 종괴성 병변보다는 흩뿌려진 암(비종괴성 조영 증강)의 형태로 보이는 경우가 많다.

유방암 2기 이상일 경우, 수술에 앞서 암 크기를 줄이기 위해 항암화학요법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유두-유륜 복합체를 침범했던 비종괴성 조영 증강이 사라지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이 경우 유두-유륜 복합체 보존 유방 전절제술이 가능한지는 연구된 바가 거의 없었다.

연구팀은 지난 2007년 1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선행항암화학요법 후 유두-유륜 복합체를 함께 절제하는 유방 전절제술을 시행받은 유방암 환자 326명을 대상으로, 선행항암화학요법 전후 유방MRI에서 비종괴성 조영 증강의 유두-유륜 복합체 침범 여부를 평가했다. 또 유방 전절제술 시 함께 제거된 유두-유륜 복합체에서 병리학적인 유방암세포 침범 여부를 평가했다.

그 결과, 유방암환자 326명 중 217명(66.6%)에서 선행항암화학요법 전 유방 MRI에서 비종괴성 조영 증강의 유두-유륜 복합체 침범 소견이 관찰됐다. 선행항암화학요법 후에는 217명의 환자 중 153명(70%)의 유방 MRI에서 비종괴성 조영 증강의 유두-유륜 복합체 침범 소견이 소실됐다. 그 중 4명(2.6%)에서만 병리 검사상 유방암 세포의 유두-유륜 복합체 침범이 관찰됐다.

특히 선행항암화학요법 이후 유방 MRI에서 비종괴성 조영 증강을 포함해 유방암이 모두 사라진 31명 중에서는 병리 검사상 유방암 세포의 유두-유륜 복합체 침범이 관찰되지 않았다.

정준 교수는 “선행항암요법으로 비종괴성 조영 증강의 유두-유륜 복합체 침범 소견이 사라졌을 때, 병리 검사상으로도 유방암 세포의 유두 침범 소견이 드문 것을 확인했다”며 “이번 연구는 선행항암으로 비종괴성 조영증강의 유두-유륜 복합체 침범 소견이 사라진 환자에서 복합체를 보존하는 유방 전절제술을 잔여암 걱정 없이 시행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영상 검사에서 선행항암요법으로 유방암이 완전히 사라진 경우에는 병리 검사상에서도 유방암 세포의 유두-유륜 복합체 침범소견이 없었다”며 “유두와 유륜을 보존하는 전절제술을 통해 수술 이후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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