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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 "본격적인 원전 수주"....외인도 선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14 16:24

수정 2023.06.14 16:24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가압기, 냉각제펌프 등을 제작하는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공장의 모습. 뉴시스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가압기, 냉각제펌프 등을 제작하는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공장의 모습.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외국인 투자자들이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을 연일 사들이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반기 원전 수주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투자심리가 모이고 있다는 진단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은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을 2380억원어치 사들였다. 같은 기간 코스피·코스닥시장을 통틀어 순매수 3위에 해당한다. 최근 9거래일 연속으로 매수 우위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가장 활발한 매수세다. 외국인은 지난달에는 두산에너빌리티 주식 834억원어치를 팔아치운 바 있다. 연초부터 5월까지 외국인의 순매수 금액은 560억원에 불과하다.
이달 순매수 규모의 4분의 1 수준이다.

외국인의 러브콜에 주가도 상승세다. 이달 들어 두산에너빌리티는 1만6080원에서 1만8750원으로 16.60% 상승했다. 연초 들어 21.75% 올랐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승분의 대부분이 이달에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올해 하반기부터 원전 수주가 본격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외국인들을 끌어 모으는 배경으로 분석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1·4분기 기준 수주액 4조3049억원을 기록하며 올해 목표액(8조6000억원)의 절반을 달성, 기대감이 더욱 높다는 설명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연간 수주 목표액은 달성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현재 주목해야 하는 대목은 수주”라고 전했다.

올해 하반기 수의계약 형태로 이뤄지는 폴란드 퐁트누프원전의 본계약 체결이 유력할 뿐만 아니라 지난해 체코 신규 원전사업 수주를 위해 총력전을 펼쳤던 것도 성과를 낼 전망이다.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3·4분기 폴란드 본계약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체코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마무리 될 것”이라며 “내년에도 대선이 끝난 튀르키예, 원전 확대를 천명한 영국 등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원전 수주 가능성이 풍부하다”고 진단했다.

과거 수주분이 반영되면서 올해 실적 성장세도 가파를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오는 4·4분기 두산에너빌리티의 영업이익은 463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0.22% 증가할 전망이다. 앞서 1·4분기에도 두산에너빌리티는 시장 전망치를 98%가량 웃도는 영업이익(3646억원)을 낸 바 있다.

원전 수출의 걸림돌로 꼽히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소송도 합의에 다다르면 악재도 해소될 것이란 판단이다. 앞서 웨스팅하우스는 지난해 10월 한국형 원전 ‘APR-1400’이 자사 기술로 만들어졌다며 한국수력원자원과 한국전력을 상대로 지적재산권 침해 소송을 낸 바 있다.


신석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초 원전정책 관련해서 기대감이 나오며 주가가 좋았는데 지적재산권 소송으로 상승분의 대부분을 반납했었다”며 “하지만 최근 합의 기대감이 나오고 있어 이런 부분이 해결될 경우 더 이상의 악재는 없고, 상승여력은 풍부하다”고 말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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