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우주발사체' 발사 15일만에 잔해 어젯밤 서해서 인양
평택 제2함대사령부로 옮겨 ADD, 미측 정보당국 등과 분석 계획
대북 억제력의 현시와 글로벌 무대에서 기여외교의 확장...
인양작전에 투입된 K-구조함의 성과로 'K-방산의 시너지' 의미
[파이낸셜뉴스]
평택 제2함대사령부로 옮겨 ADD, 미측 정보당국 등과 분석 계획
대북 억제력의 현시와 글로벌 무대에서 기여외교의 확장...
인양작전에 투입된 K-구조함의 성과로 'K-방산의 시너지' 의미
합동참모본부는 "15일 오후 8시50분경 '북한 주장 우주 발사체' 일부를 인양했다"며 "인양된 물체는 추후 국방과학연구소(ADD) 등 전문기관에서 정밀 분석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해상 상황 날씨와 유속, 인양 요원 피로도 겹쳐 어려움 겪어,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 이송 중...추가 잔해물 탐색 작전 지속
합참은 인양한 북한 발사체를 경기도 평택 해군 제2함대사령부로 옮겨 ADD 등 관계기관 및 미측 정보당국과 함께 분석할 계획이다. 평택까지 이동하는 데는 약 15시간 정도가 소요될 전망이다.
북한은 지난달 31일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한 '천리마-1형' 로켓을 발사했으나, 이 발사체는 1단 추진체 분리 뒤 2단 추진체 고장으로 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전북 군산 어청도 서쪽 200여㎞ 거리 해상에 추락했다.
우리 군은 발사체 추락 당일 곧바로 2단 추진체 추정 원통형 물체를 찾아내 그 인양 작전을 개시했다.
이후 군은 3천500t급 수상함구조함 통영함(ATS-Ⅱ)과 광양함(ATS-Ⅱ), 3천200t급 잠수함구조함(ASR) 청해진함을 포함해 항공기와 전투함, 해군 해난구조전대(SSU) 심해 잠수사를 투입해 인양 작전을 펼쳤다.
하지만 길이 약 12m의 물체의 원통형 표면이 미끄러운 탓에 인양용 밧줄을 결박하기도 어려웠고, 시시각각 변하는 해상 상황과 날씨와 유속의 변화, 군 요원들의 피로도 등이 겹쳐 작업 속도가 지체됐다.
관련 작업 중 'ㄷ'자 모양의 강철 고리를 이용해 잔해 인양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분리체 상당부와 본체가 리벳 접합으로 연결된 부분이 부러지는 상황도 발생했고, 이에 작전 요원들은 해당 부위에 강철 철사를 꼬아 만든 와이어와 'ㄷ'자 모양의 강철 고리를 설치하고 하단부엔 작업 중 식별한 관통구에 와이어를 설치해 인양하는 데 성공했다고 합참이 전했다.
우리 군은 추가 잔해물 탐색을 위한 작전을 지속하고 있다. 북한 정찰위성 '만리경-1호' 본체나 우주 발사체 '천리마-1형'의 주엔진 등 주요 구성품을 추가로 확보하려는 의도다. 이들 구성품을 확보하는 데 성공할 경우 북한의 감시정찰 역량과 발사체 기술이 어느 정도 수준까지 도달했는지 파악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길주 서강대 국제지역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우리 군이 북한 우주발사체 잔해 인양에 성공한 것은 글로벌 중추국가(GPS)를 지향하는 한국이 이에 부합하는 구조작전 능력도 보유하고 있음을 현시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미국, 일본, 중국뿐 아니라 북한의 우주발사체 잔해에 주목하고 있던 상황이라 현시효과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반 책임연구원은 먼저 △'대북억제력 현시' 측면에서 한국 해군은 지난 2012년 북한이 발사한 은하-3호의 1단 추진체를 성공적으로 인양함으로써 베일에 싸인 북한의 로켓기술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고, 이에 북한에 로켓 발사의 전술적 실패뿐 아니라 전략적 실패라는 이중고를 겪게 해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역사적 사례를 기억하고 있는 북한은 한국군이 이번에 수심 75m 해저에 가라앉은 천리마 1형 잔해 인양에 성공함으로써 매우 당혹해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천리마 1형은 은하-3호와 비교해 발전된 기술이 적용되었을 것으로 예상되기에 북한에 한층 강화된 이중고 상황을 만들어 줌으로써 수심이 낮은 서해 상공에 함부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든다는 측면에서 억제의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 책임연구원은 △'글로벌 무대에서 기여외교의 확장'이라는 함의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GPS를 지향하면서 공적개발원조(ODA) 등을 통해 기여외교를 확대하고 있다. 이번 인양작전 성공을 통해 한국이 재정 지원 외에도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구조전 소요에서 책임과 역할을 다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 주었다는 얘기다. 이런 측면에서 '글로벌 구조전을 통한 기여외교'라는 증명된 또 다른 방법과 수단이라는 자산이 생겼다는 의미를 찾을 필요가 있다는 해석이다.
반 책임연구원은 또 △'K-방산의 시너지' 측면에서 그 의미를 짚었다. 지난해 놀라운 방산수출 실적에서 보듯이 한국이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는 모멘텀을 맞이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인양작전 성공으로 구조전 함정도 K-방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자산이라는 점을 상기시켜 준다는 의미가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면서 반 책임연구원은 "이번 인양작전에 투입된 청해진함, 통영함, 광양함은 모두 한국이 직접 만든 K-구조함들이다. 따라서 인양작전 성과를 K-방산 시너지 창출의 교두보로 만드는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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