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탈동조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해 3월 강력한 금리인상을 시작하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 모두 금리인상 대열에 합류했지만 14일(이하 현지시간) 연준이 금리인상을 생략하면서 흐름이 바뀌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금리를 올렸지만, 중국인민은행(PBOC)은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분석기사에서 이번주 14일 전후한 24시간 동안 세계 경제의 핵심인 이들 세 중앙은행의 행보가 서로 엇갈렸다면서 투자자들은 세계 경제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종잡을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세계 경제, 동네 별로 흐름 달라
팬데믹 이후 공급망 차질과 역내 공급망 구축이 새 흐름으로 자리를 잡는 가운데 각 주요국 경제 흐름 역시 제각각이다.
유럽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일반적인 의미의 경기침체에 빠졌다. 그러나 ECB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 속에 금리인상을 지속했다.
중국은 세계 대부분 나라들이 겪는 인플레이션 문제에서는 지금 자유로운 상태다. 그러나 제로코로나 정책과 부동산 거품 후유증을 심각히 겪고 있다. 금리를 내린 배경이다.
미 경제는 올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 거의 확실하다는 연초 전망이 뒤집어졌다. 연준의 강력한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고용이 탄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고, 경기침체 전망은 거의 들어갔다.
연준을 고민하게 만들었던 인플레이션 역시 주요국들과 달리 급락세를 타면서 연준의 숨통을 터주고 있다. 다만 월별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이 잘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골치거리이다.
외환시장에서도 탈동조화
서로 다른 경제상황으로 인해 외환시장에서도 각국 통화 흐름이 큰 흐름을 벗어나 동네 별로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 위안은 금리인하와 저조한 경제흐름 속에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이와함께 여전히 중국이 자본 통제를 하고 있고, 외화반출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남아 있어 글로벌 포트폴리오에 완전히 통합되지 않고 있다.
위안 가치를 압박하는 요인들이다.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과 영국은 통화가 강세다.
다음주 금리인상이 유력한 영국은행(BOE), 연준 금리 동결 속에서도 금리를 더 올린 ECB 등 유럽 중앙은행들은 연준보다 더 매파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
약달러
이같은 탈동조화 속에서도 세계 경제를 하나로 묶는 끈은 여전히 남아있다. 바로 달러다.
연준의 금리인상 기조가 누그러지면서 달러 가치는 올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이같은 달러 약세가 유럽,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주식시장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닥스지수는 올들어 17.5% 상승했고, 도쿄증시의 닛케이지수는 29% 급등했다. 한국 코스피 지수는 17% 뛰었다.
그러나 홍콩 항성지수는 1%, 중국 상하이지수는 6% 오르는데 그쳤다.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5% 올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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