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윤두현 與 미디어정책조정위원장에 듣는 '국민의힘은 왜 포털 개혁에 나섰나'[fn인터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18 18:00

수정 2023.06.18 18:00

윤두현 국민의힘 미디어정책조정위원장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포털의 독과점 폐해 등 왜곡된 언론 환경에 대한 주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윤두현 국민의힘 미디어정책조정위원장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포털의 독과점 폐해 등 왜곡된 언론 환경에 대한 주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의 '포털 때리기'가 심상찮다. 국민의힘은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기업이 뉴스를 제공하는 포털 서비스가 정치적으로 '왼쪽'으로 편향되었다고 거세게 비판하고 네이버의 뉴스 서비스 독과점 폐해를 막아야 한다고 포털 개혁에 나선 양상이다. 네이버, 다음에 언론사가 뉴스를 제휴할 지 심사하고 관리하는 포털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 역할을 문제삼으면서 제평위 활동도 전격 잠정 중단됐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18일 포털의 기울어진 언론 운동장을 비롯해 독과점 폐해 해소 및 중립적이고 건강한 여론 환경 조성에 공을 들이며 여권의 포털 태스크포스(TF)를 이끄는 윤두현 국민의힘 미디어정책조정특위 위원장을 만나 현재 포털에 무슨 문제가 있는 지 다양한 원인을 진단하고 포털 개혁이 필요한 이유와 대안 등 정책 방향성에 대해 들어봤다.

국민의힘이 네이버의 포털에서 뉴스 독과점 폐해 문제를 막겠다고 나섰다.
사실상 '포털 개혁'에 나선 셈이다. 국민의힘에서 거대 포털의 독과점 폐해를 시정할 법 제도를 만드는 포털 TF를 이끄는 윤 위원장의 원인 진단과 방향성은 명쾌했다. 네이버가 뉴스 콘텐츠의 품질 평가 기준을 '트래픽'으로 세우면서 언론사가 수익 창출을 위해 트래픽 전쟁에 뛰어들었고 그 결과 자극적가짜 뉴스의 범람으로 뉴스 전체의 품질 저하와 독자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니 네이버 등 인터넷 기업이 뉴스 콘텐츠 평가 기준을 다양한 척도로 다시 만들어서 포털이 건전한 여론 형성의 장을 조성하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윤 위원장은 포털뉴스를 언론 범위에 포함하고 언론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과 뉴스 서비스를 제공해서 벌어들이는 손익현황 자료를 정부가 요청할 수 있도록 한 '신문법 개정안' 등을 대표발의했다. 다음은 윤 위원장과 일문일답.

대담=정인홍 정치부장

―포털의 중립성이 기울어져 있다고 보나.
▲범죄의 경제학이 있다. 나쁜 짓을 하면 거기에서 생기는 이익이 있기 때문으로 나쁜 짓을 해서 얻는 이익을 없애야 한다. 가짜뉴스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분명하게 지게 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포털 기업에서 문제점은 가짜뉴스가 돌아다녀도 생산업체는 책임을 져도 포털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짜뉴스가 유통되는 것을 방치해서 얻는 이익이 단속하는 이익보다 크니까 방임하는 것이다. 그러니 그 이익을 없애야 한다. 그게 바로 공동체의 힘이다. 포털이 뉴스 유통망을 장악하고 생산업체를 갈취하고 있다.

―독자는 포털을 통해 뉴스를 읽기 때문에 노출 기회를 주는 포털에 종속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원칙적으로 얘기하면 뉴스 유통망은 개개인(언론사)이 확보해야 한다. 쉬운 길로 가려고 하는데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당연히 있다. 모두가 얻으려고만 하고 내려놓지 않으면 사회가 정글이 된다. 아담 스미스가 '도덕감정론'이라는 책을 썼다. 그 핵심은 기업인이 도덕적으로 최소한 상대방에 공감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한다.

―국민의힘의 취지는 법제화를 통해 포털의 독과점을 막자는 것인가
▲독과점을 막는 것이 아니라 독과점의 폐해를 막는 것이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벨사를 분할할 때 벨사는 내가 강제로 시장을 통제해서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경쟁력 차이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뤄진 거고 소비자가 혜택을 본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그러자 미국 연방대법원은 벨사가 장기적으로 독점하면 초과 이익을 위해 갈 거고 그래서 소비자 이익은 침해된다고 강제 분할됐다. 우리나라는 강제분할이 쉽지 않다. 다만 어쩔 수 없이 국내에 독과점 기업이 생겼을 때는 폐해를 줄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네이버가 뉴스 점유율을 독과점하면서 발생하는 독과점 폐해는.
▲먼저 포털은 진실을 국민에게 알려서 건전한 여론 형성의 장을 해야 한다. 민의가 잘 반영되는 것이 건전한 것이고 이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네이버는 뉴스 트래픽으로 (언론사에) 재원 재분배를 한다. 그러면 언론사도 일종의 상사 법인인데, 살아남기 위해 자기(언론사) 이익에 민감해지고 적응한다. 즉, 언론사가 뉴스 트래픽을 높이는 쪽으로 간다. 그러면 뉴스가 자극적이고 선정적으로 흐를 수 밖에 없다. 바로 이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한다.

어뷰징을 예로 들면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밥을 먹고 버스 타고 회사를 갔다'라는 기사를 하나의 팩트마다 바꿔서 쓰고 있다. '나'를 중심으로 쓰고 '일어난 것'으로 쓰고 '회사에 간 것'으로 쓸 수도 있다. 즉, 똑같은 기사인데 주어와 서술어만 바꿔서 어뷰징을 하면서 점점 기사가 자극적, 선정적으로 가고 있다.

원인은 바로 트래픽(클릭수)이다. 클릭수는 콘텐츠(뉴스) 가치 측정 수단의 하나일 뿐인데 너무 과도하다. 그래서 그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 네이버가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뉴스를 만들 수 밖에 없었던 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여당내 포털 태스크포스(TF)를 주도하는 윤두현 국민의힘 미디어정책조정위원장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만나 언론의 중립성 확보와 포털의 독과점 폐해 등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방향성을 밝히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여당내 포털 태스크포스(TF)를 주도하는 윤두현 국민의힘 미디어정책조정위원장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만나 언론의 중립성 확보와 포털의 독과점 폐해 등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방향성을 밝히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대안은 있나.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재원 분배 방식 자체를 다양하게 해서 (트래픽만 추구하는) 요소를 줄이는 방법이 있다. 즉, (재원 분배에 대한) 다양한 척도를 만들라는 것이다. 트래픽, 클릭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은 네이버의 편의주의에 불과하다. 콘텐츠 개별 방식의 계약도 있을 것이고 해법은 당사자인 포털사가 찾아야 한다. 품격있는 뉴스란 어떤 것인지, 뉴스 콘텐츠에 대한 내부 기준이 있을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포털은 건전한 여론 형성의 장이 돼야 한다. 포털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가져야 한다. 물론 트래픽에 의해서 이익을 보는 언론사가 있을 것이고 그런 회사는 (재원 분배 기준을 바꾸는 것을) 반대할 것이다. 하지만 옳은 일을 해서 얻는 이익을 더 크도록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두 번째는 끊임없는 계도다. 끊임없이 환기하면 '문제가 있구나'라는 공감대가 생기고 사회적 책임에 의해서 하게 된다.

―네이버를 규제하면 구글의 시장점유율이 더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비판도 있다.
▲네이버의 점유율이 떨어지는 것은 네이버가 광고 수익을 위해 이용자 불편을 외면한 결과를 제1원인으로 봐야한다. 네이버는 검색이 불편하고 (검색 시)광고가 너무 많아서 찾기 힘들다. 네이버를 규제해서 위축되고 그 결과로 구글 (영향력이 확대)되느냐가 아니라, 구글 경쟁력이 없으면 구글 역시 안 될 거다.

―제평위가 활동을 잠정 중단했다. 향후 어떤 방향성을 모색해야 하나.
▲제평위를 중단하라는 것은 국민의힘에서 할 얘기는 아니다. 그것은 제평위가 알아서 할 것이다. 우리는 기업에 대해 간섭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기업의 선행을 촉구하고 판단은 기업 스스로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제평위를 만든 취지와 다르게 지금 제평위는 일종의 (포털사를 위한) 면피 기구로 쓰인다. 제평위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기구인 것이 잘못됐다는 것이다. 제평위 뒤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우리가 안해요" 이런 식으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제평위 구성도 편향적이고 실질적 운영에도 (포털사의) 영향이 전혀 없는가. 가슴에 손을 얹고 대답해봐야 한다.

비판이 누적되면 사회적 공감대가 일어나서 타인에 의해 고쳐지게 된다. 스스로 고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지금 제평위에 문제가 있다는 것에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있다. 문제가 있는데 왜 고치지 않나. 포털의 언론 제휴 결정도 (제평위가 아닌) 당사자가 해야 하고 얼마에 할 지는 공정하게 거래해야 한다.

―참고할 해외 사례가 있다면.
▲사실 한국 포털이 독특한 모델이다. (아웃링크 방식으로 검색과 뉴스를 연결하는) 구글은 이렇게 하지 않는다. 그동안 인터넷 기업이 뉴스를 공급하면서 트래픽을 늘리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은 것을 안다.

그래서 뉴스 콘텐츠를 이용해서 얻는 수익과 지출을 공개하라는 '신문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뉴스도 상품인데 뉴스는 여론 형성이라는 사회 통합과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특별하게 다룰 측면도 있다. 언론사의 정당한 이익을 유통망을 장악하면서 언론사 이익을 가로챈 것은 없는 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알고리즘 검증 위원회에는 참여하나.
▲우리(집권여당)는 참여하는 부분에 대해서 긍정적이지 않다. 우리는 코딩 전문가가 아니면, 알고리즘은 잘 모른다. 우리는 뉴스가 균형을 유지하도록 알고리즘이 보도 준칙에 맞는 지, 반론이 포함됐는 지, 다양한 의견이 소개되는 지 등을 보는 것이다. 언론 준칙에 맞도록 알고리즘을 구성하는 것은 그들(포털사)이 스스로 해야할 일이다.

―국민의힘은 가짜뉴스를 자주 문제삼는데 가짜뉴스란 무엇인가.
▲우리가 가짜뉴스에 대한 사전을 낸 적은 없다. 사람마다 가짜뉴스에 대한 개념이 약간 다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CNN 등이 자신에게 불리한 것만 보도할 때 페이크 뉴스라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말하는 가짜뉴스와 우리가 말하는 것은 다르다. 우리가 말하는 것은 허위 정보와 일방적 주장이 섞여있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허위정보, 과장보도도 다 가짜뉴스다. 뉴스는 보호받야야 하지만 허위정보는 보호받아야 할 가치가 없다. 진실 아닌 정보를 가짜뉴스라고 대략적으로 정의하면 과장도 진실은 아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가짜뉴스의 확산을 경계하는 것인가. 정치권이 언론을 통제한다는 비판도 있다.
▲총선이 지나면 가짜뉴스가 괜찮은가. 폭넓은 의미의 가짜뉴스, 일방적인 정보, 거짓만 혹은 과장이 된 뉴스가 커지면 사회가 분열된다. 진실이 통하지 않고 주장만 있다. 가장 안 좋은 사회가 분열, 대립하는 사회다. 이 문제는 근원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나쁜 짓을 하지 마라고 해서 뭐라고 하는 사람은 아마도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이다.
자유와 방종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은 언론인이 될 자격이 없다.

윤두현 국민의힘 미디어정책조정위원장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만나 포털의 독과점 폐해 등을 완화하기 위한 여권의 정책적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윤두현 국민의힘 미디어정책조정위원장이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본지와 만나 포털의 독과점 폐해 등을 완화하기 위한 여권의 정책적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gogosing@fnnews.com 박소현 서지윤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