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계약 55%는 기아 첫 구매자
대형 전기차 시대 막 올려
올해 판매목표 5만대 이상
레벨3 자율주행은 하반기부터
대형 전기차 시대 막 올려
올해 판매목표 5만대 이상
레벨3 자율주행은 하반기부터
[파이낸셜뉴스] 기아가 현대차그룹의 첫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인 EV9을 올해 5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정했다. EV9으로만 올해 4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인도에 들어간 EV9은 8영업일 만에 사전계약만 1만대를 돌파하며 초반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EV9 글로벌 판매목표 5만대"
19일 기아에 따르면 법인을 제외한 EV9 사전계약자 가운데 55%는 기아 차량을 처음으로 구매하는 고객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사전계약 물량 가운데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60% 수준이다. 연령별로는 40대가 40%로 가장 비중이 높다. 기아 내부에선 고급 전기차 부문에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수요를 창출했다며 한껏 분위기가 고조돼 있다. 고가 차량의 경우 브랜드가 구매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EV9이 이 같은 벽을 깼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EV9 미디어 시승회에서 윤용기 기아 국내마케팅2팀 책임매니저는 "EV9을 통해서 확보된 새로운 순증 수요를 내부적으로는 굉장히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아의 올해 EV9 판매 목표는 내수와 수출을 합해 총 5만대다. EV9의 기본가격이 7337만원이고, 선택사양을 모두 넣으면 1억원을 넘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EV9으로 올해만 4조~5조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계산이다. EV9은 오토랜드 광명에서 생산되며 국가별로 인증이나 전기차 보조금 소진여부에 따라서 한국, 유럽, 북미 등 권역별로 이 물량들을 나눠 공급할 계획이다. 기아 관계자는 “EV9은 국내 최초 3열 대형 전기 SUV"라며 "새로운 세그먼트를 개척하고 수요를 만들어가는 성향이 짙은 모델이기 때문에 마케팅 관점에서는 별도의 경쟁 모델을 두고 있지 않다”고 포부를 전했다.
■200㎞ 달려보니…팔방미인 전기차
경기도 하남에서 출발에 중간 기착지를 거쳐 충남 부여까지 약 200㎞를 달리며 EV9을 시승해봤다. EV9는 대형 전기차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리는 차량이다. EV9은 전장 5010㎜로 5미터가 넘고, 축거는 3100㎜에 이른다. 전폭은 1980㎜, 전고는 1755㎜ 수준이다.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비교해 전장 55㎜, 축거는 200㎜ 더 길다. 전장과 축거가 길면 더 넓은 실내공간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큰 차체를 지녔지만 99.8킬로와트시(kWh)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501㎞의 주행거리를 인증 받았다. 기아 전기차 가운데 가장 긴 1회 충전 주행거리다. 차 문을 열고 운전석에 앉자 넓은 실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2열 좌석은 장시간 앉아도 편안함을 느낄 정도로 넓었다. 3열은 넉넉하진 않지만 성인 남성도 탑승이 가능한 수준이어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해보였다.
가속페달에 발을 얹고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공차중량만 2t이 훌쩍 넘을 정도로 무거운 전기차지만 가속 성능은 민첩했다. 4륜구동 모델 기준으로 EV9의 최고출력은 283kW(379마력)으로 시내는 물론 고속도로에서도 경쾌한 주행이 가능하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 시 운전석 의자가 허리를 감싸주거나 장시간 운전 할 때 자동으로 지압을 해주는 '에르고 모션 시트'도 인상적이다. 에어 서스펜션이 들어가진 않지만 고속 주행시에는 탄탄하면서도 시내 구간에서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구현해냈다. 다만 레벨3 자율주행 기능은 이용할 수 없다. 기아는 올 하반기 레벨3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EV9 GT-라인을 출시할 예정이다. 레벨3는 고속도로에서 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 스스로 80㎞ 주행이 가능한 수준의 기술이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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