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 인도 LCC에 500대 항공기 공급 예정...수조원대 추정
코로나19 끝나자 항공기 주문 급증, 저탄소 시대 연비 좋은 신형 선호
세계 1위 자리 놓고 보잉과 에어버스 경쟁 심화
코로나19 끝나자 항공기 주문 급증, 저탄소 시대 연비 좋은 신형 선호
세계 1위 자리 놓고 보잉과 에어버스 경쟁 심화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로 인해 멈췄던 세계 최대 규모의 항공우주 전시회가 4년 만에 개막한 가운데 유럽 항공기 제작사 에어버스가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이로써 세계 1위를 노리는 에어버스와 미국 보잉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기욤 포리 에어버스 최고경영자(CEO)는 제 54회 파리 국제 에어쇼 개막 첫날인 19일(현지시간)에 에어쇼 기자회견에서 인도 저비용항공사(LCC) 인디고에 A320 계열의 항공기 500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A320 시리즈는 여러 변종이 있으며 보잉 727이나 보잉 737에 대적하기 위해 만든 중·단거리 쌍발 협동체 기체다. 변종 중 하나인 A320네오의 경우 길이 37.57m에 최대 194개의 좌석을 설치할 수 있으며 6300km를 비행할 수 있다. A320 시리즈는 특히 저탄소·고유가 시대에 맞게 연비 향상에 집중한 모델이다.
2006년에 설립된 인디고는 이미 세계에서 가장 많은 A320네오를 운영중이며 지난 3월 기준으로 인도 국내선 시장의 56.8%를 차지하고 있다. 인디고가 이번에 주문한 물량은 2030~2035년에 걸쳐 인도될 예정이다. 인디고 측은 주문한 항공기들이 A320 시리즈 가운데서도 어떤 기종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며 아직 엔진 옵션도 고르지 않았다.
이러다 보니 아직 구체적인 수주 금액도 미정이다. 다만 이번 계약은 단일 항공기 주문 대수로는 에어버스 창사 이래 최대 규모로 올해 초 인도 국영 항공사인 에어 인디아가 에어버스에 발주한 여객기 470대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계약 규모가 수조원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피터 엘버스 인디고 CEO는 "인도 항공 시장의 성장을 봤을 때 지금이 이 주문을 할 적기"라며 "이것은 시작일 뿐 앞으로 더 많은 것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에어버스는 인도 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 LCC 플라이나스에 A320 시리즈 30대를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에어 인디아 역시 파리 에어쇼가 끝나는 이달 25일 전까지 보잉이나 에어버스에 대규모 발주를 넣을 수 있다고 관측했다.
에어버스는 이번 주문으로 보잉과 경쟁에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두 항공사 모두 코로나19 창궐로 항공기 수요가 줄면서 경영 위기에 처했으나 최근 봉쇄가 풀리고 탄소 절감을 위한 신형 항공기 수요가 증가하면서 숨통이 트였다. 미 언론들은 지난 3월 보도에서 사우디가 새로운 국적 항공사를 세울 예정이며 미국과 관계 개선을 위해 보잉으로부터 350억달러(약 45조원)에 달하는 항공기를 살 예정이라고 전했다.
2018~2019년에 걸쳐 737 맥스 기종의 추락으로 위기에 처했던 보잉은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빠르게 살아났다. 보잉은 올해 1·4분기 실적 발표에서 여객기 인도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늘어난 130대라고 밝혔다. 에어버스는 같은 기간 127대의 민항기를 인도해 2018년 2월 이후 처음으로 보잉에게 인도량에서 밀렸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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