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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3일 신생아, 겨울호숫가에 버린 20대 엄마..검찰, 징역 5년 구형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20 14:40

수정 2023.06.20 14:40

사진=뉴스1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남자친구와 함께 강원도에 놀러 갔다가 출산한 신생아를 영하 날씨에 호숫가에 유기한 20대 친모에게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14부(류경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한 A씨(23)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고 밝혔다.

"전 남친 아이라 버렸다" 영하 날씨에 유기한 엄마

검찰은 "피고인은 친모로서 보호해야 할 생후 3일밖에 안 된 아이를 상대로 범행을 해 사안이 중대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를 양육할 의지를 보이지 않았고 범행 전후의 태도도 불량하다"며 "피고인은 피해 아동을 유기한 뒤 분만으로 인한 정신적 불안 상태가 유지됐다고 보기 어려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저의 잘못된 행동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뉘우치고 있다"며 "지난날 저의 행동을 매우 후회한다"고 호소했다.

A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출산 예정일을 모르는 상태에서 출산했고, 경제적으로 양육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귀고 있던 남자친구에게 임신 사실을 숨기고 있어서 양육이 어렵다고 생각하기도 했다"며 "피해자는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서 범행한 것으로 영아살해죄가 인정돼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A씨 측은 앞선 공판에서 검찰이 기소한 죄명인 살인미수가 아닌 형량이 낮은 '영아살해죄'로 처벌해달라고 주장했다.
갑작스러운 출산으로 인해 정신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영아살해죄는 분만 중 또는 직후의 영아를 살해한 때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살인죄의 경우 사형,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지며, 미수죄는 형량 범위의 하한을 1/3, 상한을 2/3으로 각 감경 적용하도록 규정돼 있으나 영아살해죄보다는 더 무겁게 처벌된다.

검찰, 살인미수 혐의 적용.. 아이는 복지시설로 옮겨져

앞서 A씨는 지난 1월20일 강원도 고성군 한 호수 둘레길에 생후 3일 된 아들 B군을 버려 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B군은 오후 4시33분께 지나던 시민에 의해 발견됐으며,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됐다.

B군 구조 당시 기온은 영하 0.5도였으며, B군은 저체온증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당시 경기 안산에 살던 A씨는 임신 사실을 모르는 남자친구와 지난 1월17일 강릉에 놀러 왔다가 혼자 병원에 가서 출산을 했다. 이후 A씨는 18일 아이만 놓고 퇴원해 다시 남자친구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20일 다시 혼자 병원으로 찾은 A씨는 아이를 몰래 데리고 나와 영하의 추위 속에 유기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전 남자친구 사이에서 낳은 아기를 키울 마음이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경찰은 A씨를 영아살해미수 혐의로 송치했으나 검찰은 A씨를 직접 구속한 뒤 상대적으로 형량이 높은 일반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한편 B군은 복지시설로 옮겨졌으며, 관할 지방자치단체장 권한으로 출생신고와 가족관계 등록을 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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