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재무안정성 흔들'.. 부채비율·차입금의존도 7년來 최고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1·4분기 기업경영분석 통계에 따르면 외감기업(외부감사 대상 기업) 2만1042개의 성장성·수익성·안정이 모두 악화됐다. 특히 재무안정성은 7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냈다.
기업의 부채비율은 95.0%로 지난해 4·4분기(92.1%)대비 3%p 가까이 올랐다. 2016년 2·4분기(94.96%) 이후 약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차입금의존도 또한 26.0%로 전분기(25.3%)대비 상승했다. 이 역시 2016년 1·4분기(26.24%)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특히 대기업의 차입금 의존도(25.05%)는 2015년 2·4분기(25.30%) 수준으로 상승했다.
재무안정성을 가늠할 수 있는 또다른 지표인 이자보상비율도 급락했다.
1·4분기 우리나라 상장기업의 이자보상비율 중위값은 178.7%로 전년동기(491.1%)대비 312.4%p 급락했다. 직전분기(239.9%)에 비해서도 60%p 가까이 낮아졌다. 이자보상비율은 기업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수치로,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낸다. 1분기 수익성 악화 등으로 기업이 스스로 번 돈을 통해 이자를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이 급격하게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영업이익률 2%대.. 1년새 3.5%p 급락, 매출액증가율은 '0%대'
성장성과 수익성도 지표도 뒷걸음했다.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증가율은 0.4%로 0%대를 기록했다. 직전분기(6.9%)대비 6.5%p 빠진 것이다. 한국은행은 "대내외 수요위축으로 증가율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계·전기전자업은 반도체 수출액이 감소하면서 매출액증가율이 -6.6%에서 -14.3%로 하락 폭이 컸다. 석유화학은 대내외 수요 위축으로 9.7%에서 -3.5%로 마이너스 전환했고, 운수업 또한 상하이컨데이너 운임지수 하락 등에 따른 매출 감소로 마이너스 전환해 -5.9%를 기록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매출증가율은 각각 0.7%, -1.2%로 모두 전분기대비 감소했다. 이에 총자산증가율은 1.89%로 전분기(3.73%)대비 하락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8%에 그쳤다. 매출액 자체도 안 늘고 있는데, 영업이익률이 2%대로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4분기 6.3%에서 올해 1·4분기 판매가격 하락 등으로 3.5%p 떨어졌다.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8.4%에서 2.5%로, 비제조업은 운수업 영향으로 4.0%에서 3.2%로 빠졌다. 한국은행은 "기계·전기전자업(-3.1%)은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재고자산 평가손실이 발생하며 영업이익률이 하락했고, 해운운임 하락에 따른 매출 감소로 운수업 수익성이 저하됐다"고 밝혔다.
다만 한은은 반도체 부분을 제외하면 우리나라 기업 성장성이 나쁘지 않다고 봤다. 이성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1분기 부진은 반도체 부분에서 매출액 상위 기업인 대기업 세 곳 정도의 대규모 영업손실이 있었던 영향"이라며 "그 부분을 제외한다면 크게 나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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