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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상장사 자진상폐… 소액주주 '울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20 18:34

수정 2023.06.20 20:42

오스템임플란트 자진상폐 이어
우리벤처·루트로닉 등도 추진
"주주의견 무시한 결정" 비난 커져
소액주주 권리 보호책 확대 필요
코스닥 상장사들의 자진 상장폐지가 잇따르면서 주주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상장폐지 결정이 내려지면서 주주들의 권리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오는 8월을 목표로 자진 상장폐지를 준비하고 있다. 상장 1년 반 만에 코스닥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국내 1세대 벤처캐피털(VC)로 우리금융지주가 다올인베스트먼트 지분을 인수하면서 올해 3월 우리금융지주에 편입됐다.
우리금융지주는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완전 자회사로 만들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시너지를 창출해 기업가치를 강화할 방침이다.

하지만 주주들의 생각은 다르다. 당초 투자했던 VC와 편입될 금융회사는 투자 측면에서 차이점이 큰 데다 포괄적 주식교환 자체도 주주들에 손해라는 설명이다. 포괄적 주식교환은 자회사의 주식을 전부 지주사로 이전하고, 자회사 주주들에 지주사의 신주를 배정하게 된다. 우리금융지주의 교환가액은 1만1892원, 우리벤처파트너스의 교환가액은 2657원이다. 주식교환시 우리벤처파트너스 주주는 보유주식 1주당 우리금융지주 주식 0.223444주를 받는다.

주주들은 우리벤처파트너스의 교환가액(2657원)이 상장 당시 공모가(5800원)의 절반도 채 되지 않는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반대 의사를 표시할 경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매수 청구가격(2686원) 역시 공모가보다 낮다.

우리벤처파트너스 주주연대 대표는 "공모가가 5800원이고, 다올인베스트먼트 인수 당시 4086원에 산 주식을 2685원으로 깎아내렸다"며 "우리벤처파트너스 주주들은 VC 투자를 생각하고 투자했다. 이는 주주들을 무시한 자회사 병합"이라고 지적했다.

코스닥 상장사 루트로닉 주주들 역시 자진 상폐 수순에 반발하고 있다. 앞서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는 이달 9일 루트로닉을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만들고, 상장폐지를 추진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이에 루트로닉 보통주 2093만256주를 주당 3만6700원에 공개매수하고 있다.

공개매수 가격이 직전 종가(3만1800원)보다는 높지만 한창 성장하는 시점에 인수되고, 상장폐지된다는 점에서 주주들의 불만이 크다. 루트로닉은 지난해 매출 1946억원, 영업이익 593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1년 전보다 각각 43.5%, 133.8% 급증한 수치다. 올해 1·4분기에도 매출 503억원, 영업이익 109억원을 기록했다. 주주들은 '결실을 보는 시점에 헐값에 회사를 팔아 넘기려고 한다.
절대 회사를 넘길 수 없다'며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기업 간 M&A 자체를 비판할 수 없지만 소액주주 역시 상장사의 주인인 만큼 M&A 과정에서 소액주주와의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M&A 같은 경우 경영자가 '회사 가치에 최선'이라고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소액주주가 배제되는 문제가 항상 생긴다"며 "소액주주를 설득하는 과정이나 권리를 추가적으로 보호하는 보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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