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2023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금리 인상에 민감한 비대면 이용 예금자의 특성상 '부정적 정보'가 퍼지면 돈을 보다 빠르게 인출할 수 있다. OK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이 '지라시' 확산으로 대규모 예금 인출을 겪을 뻔한 것처럼 '제2의 지라시 사태'가 나오면 디지털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특히 "통합 어플리케이션 출시, 예금유치 경쟁 심화 등으로 저축은행의 비대면 경로 수신 비중이 2022년 3·4분기 이후 빠르게 증가했다"면서 "금리 인상시 비대면 경로의 수신이 대면 경로에 비해 더 빠르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저축은행의 비대면 수신 비중은 전체의 33.2%에 달한다. 상호금융조합이 6.8%인 것과 비교해 비대면을 통한 수신 비중이 높은 것이다. 이 경우 금리 민감도가 더 커서 예금 인출 속도가 빠를 수 있다.
아울러 일부 저축은행의 자금조달 경로가 비대면 수신, 퇴직연금에 쏠린 점을 고려할 때 유동성 리스크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각 업권 중앙회의 보유자산 규모가 회원기관의 유동성 부족을 해소할 수준이라고 하면서도, 한은의 정책수단이 확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은 "예금 인출이 예기치 못한 속도로 빠르게 발생하는 등 중앙회의 일시적 유동성 조달 수요가 확대될 경우 더 빠른 대응이 필요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중앙은행의 비은행권에 대한 정보 접근성 확대, 모니터링 수단 확충 및 유동성 공급 체계 모색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은행의 유동성 지원 대상을 비은행권으로 넓히고, 적격 담보를 확대하는 등 실탄을 추가로 장전해둬야 한다는 것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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