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이창용이 조심하라던 '디지털 뱅크런', 나쁜 소문 돌면 돈 더 빨리 뺀다

김나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21 11:00

수정 2023.06.21 11:00

한국은행 2023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직전 이틀간 고객들이 인출을 시도했던 예금 규모가 알려진 것보다 큰 1420억달러(약 185조원)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점의 보안요원들이 고객들을 입장시키고 있다. 2023.03.14. /사진=뉴시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직전 이틀간 고객들이 인출을 시도했던 예금 규모가 알려진 것보다 큰 1420억달러(약 185조원)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 실리콘밸리은행(SVB) 본점의 보안요원들이 고객들을 입장시키고 있다. 2023.03.14.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경고해왔던 '디지털 뱅크런(갑작스러운 은행 예금 인출)'과 관련해 "부정적 정보 확산시 예금이 더 빠르게 인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디지털 뱅크런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한국은행의 유동성 대응 수단을 늘려야 한다는 언급도 재차 나왔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3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금리 인상에 민감한 비대면 이용 예금자의 특성상 '부정적 정보'가 퍼지면 돈을 보다 빠르게 인출할 수 있다. OK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이 '지라시' 확산으로 대규모 예금 인출을 겪을 뻔한 것처럼 '제2의 지라시 사태'가 나오면 디지털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특히 "통합 어플리케이션 출시, 예금유치 경쟁 심화 등으로 저축은행의 비대면 경로 수신 비중이 2022년 3·4분기 이후 빠르게 증가했다"면서 "금리 인상시 비대면 경로의 수신이 대면 경로에 비해 더 빠르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저축은행의 비대면 수신 비중은 전체의 33.2%에 달한다. 상호금융조합이 6.8%인 것과 비교해 비대면을 통한 수신 비중이 높은 것이다. 이 경우 금리 민감도가 더 커서 예금 인출 속도가 빠를 수 있다.

아울러 일부 저축은행의 자금조달 경로가 비대면 수신, 퇴직연금에 쏠린 점을 고려할 때 유동성 리스크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각 업권 중앙회의 보유자산 규모가 회원기관의 유동성 부족을 해소할 수준이라고 하면서도, 한은의 정책수단이 확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은 "예금 인출이 예기치 못한 속도로 빠르게 발생하는 등 중앙회의 일시적 유동성 조달 수요가 확대될 경우 더 빠른 대응이 필요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중앙은행의 비은행권에 대한 정보 접근성 확대, 모니터링 수단 확충 및 유동성 공급 체계 모색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은행의 유동성 지원 대상을 비은행권으로 넓히고, 적격 담보를 확대하는 등 실탄을 추가로 장전해둬야 한다는 것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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