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구조 당국, 서울 24배 면적 수색했지만 성과 없어
잠수정에 남은 산소량은 41시간 분량 미만으로 추정
이미 2018년부터 회사 내부에서 잠수정 안전성 논란
[파이낸셜뉴스]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대서양 연안에서 실종된 타이태닉호 관광 잠수정 수색 작업이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한 가운데, 애초에 안전 문제가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만약 잠수정이 아직 파손되지 않았다면 선체에 남은 산소량은 41시간 분량 미만으로 추정된다.
미국 해안경비대의 존 마우거 소장은 20일 미 ABC방송에 출연해 "미국 해군과 캐나다 해군, 캐나다 해안경비대, 민간업체와 함께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수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밤에는 항공기를 동원해 잠수정의 흔적을 추적했다면서 서울 넓이의 24배에 해당하는 "미 코네티컷주 면적에 달하는 수면을 훑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18일 북미 동부 해안에서는 미 잠수함 운영사인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이하 오션게이트)이 보유한 ‘타이탄’ 잠수정이 잠수를 시작한 이후 1시간 45분 만에 실종됐다. 선박의 길이는 6.4m이며 최대 4000m 깊이에 도달할 수 있다. 수용 인원은 5명으로 운영사는 비상시 96시간 동안 산소를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구조 당국은 현재 잠수정에 남은 산소량이 40~41시간 분량이라고 추정했다.
타이태닉호 잔해는 캐나다 뉴펀들랜드 세인트존스에서 남쪽으로 약 700㎞ 떨어진 지점에 있다. 해저 약 3800m 지점이다. 영국에서 건조한 여객선 타이태닉호는 영국 사우샘프턴에서 미 뉴욕으로 항해하던 중 1912년 4월 14일에 빙산과 충돌해 침몰했다. 2200명 승객 중 1500명 이상이 사망해 당시 단일 선박으론 최악의 침몰 사고로 기록됐다. 타이태닉호의 잔해는 지난 1985년에 발견되었으며 유네스코 수중 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오션게이트는 8일에 걸쳐 타이태닉호의 잔해를 관광하는 상품을 운영중이며 1인당 비용은 25만달러(약 3억2200만원)에 달한다.
실종 당시 잠수정에서는 5명이 탑승했고 이 중에는 영국의 사업가이자 탐험가인 해미시 하딩도 있었다. 올해 58세인 하딩은 비행기 중개 업체인 액션에비에이션을 운영중이며 2021년에 2인용 잠수정을 타고 바다에서 가장 깊은 마리아나 해구를 탐험했다. 하딩은 2019년에 비행기를 타고 남극과 북극을 거쳐 46시간 40분 22초만에 지구 한바퀴를 돌아 가장 빠른 지구 일주 기록을 세웠고 지난해는 미 민간 우주업체 블루오리진의 우주 계획에 참여하기도 했다. 잠수정에는 하딩 외에도 파키스탄 재벌가 샤자다 다우드와 그의 아들, 프랑스의 해양학자 폴 앙리 나졸레 등이 탑승했다.
호주의 잠수함 설계자 에릭 퍼실은 잠수정이 동력 이상이나 화재, 침수 등의 상황 탓에 실종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바닷속의 물체에 잠수정이 걸려 움직일 수 없는 상태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잠수정이 심해 바닥에서 발견될 경우 인간의 잠수 능력을 벗어나기 때문에 미 해군의 무인 잠수정을 이용해 구조를 시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종된 잠수정의 무게는 9t에 달하는 반면, 미국 해군의 무인잠수정 CURV-21이 견인할 수 있는 최대 중량은 약 1.8t에 불과하다.
한편 타이탄은 이전부터 안전에 문제가 있다는 의혹을 받았다. 20일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오션게이트의 해양운영국장을 지낸 데이비드 로크리지는 지난 2018년 회사와 소송 중에 타이탄의 안전성을 언급했다. 그는 워싱턴주 시애틀의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문건에서 "비파괴검사를 하지 않고 이 잠수정을 (심해로) 내려보낸다는 회사의 입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로크리지는 문건에서 회사 경영진을 상대로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으나 이러한 경고가 무시됐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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