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제주도에서부터 장마가 시작되면서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반지하 주택과 아파트 지하주차장 등 침수사고가 발생해 인명피해가 잇따랐기 때문이다. 정부는 6월 한달간 풍수해 대책 TF를 운영하는 등 침수 우려 지역을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피해 없다고 보장 못해"
22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오는 25일 제주도에서 내리는 비를 시작으로 올해 장마가 시작된다. 이번 장마는 평년보다 6일 가량 늦게 시작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제주도 먼바다에 머물고 있는 장마 전선의 발달 상황에 따라 주말 동안 남부지방에도 장맛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올 여름은 엘니뇨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강력한 집중호우가 발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의 경우 집중호우로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지난해 8월에는 서울 관악구에서 기록적인 폭우로 반지하에 살던 일가족 3명이 숨지는 참사가 일어났다. 또한 9월에는 태풍 영향으로 경북 포항에 시간당 최대 80mm 넘는 비가 내려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침수, 8명이 숨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지난해 같이 집중호우가 온다면 올해도 유사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라며 "당장 이번 주말부터 장마가 시작하는 만큼 정부가 예방 조치에 속도를 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반지하 주택에 물막이판과 개폐형 방범창을 설치하는 게 도움이 되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지상 이주 밖에 방법이 없을 것"이라며 "아직도 수많은 지하가구가 침수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하천변·지하차도등 피해 우려지역 5397곳 집중 관리
정부는 지난해 같은 피해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풍수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6월 한달 간 '범정부 풍수해 대책 점검 특별팀(TF)'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특별팀에는 25개 관계 중앙부처와 17개 시·도가 참여한다. 특별팀은 △지하공간 침수 예방 및 관리 강화 방안 △국민 생활 밀접 시설 인명피해 사전 예찰 및 통제 방안 △하천 범람·도시 침수 등 예방 및 관리 대책 △노후 저수지 붕괴 예방 및 주민 대피 방안 등 총 10개 안건을 중점 점검한다.
정부는 앞서 풍수해로 인명피해가 되는 하천변·지하차도·둔치주차장 등 우려지역 5397개소를 지정했다. 특히 반지하 주택 267곳과 경사지 태양관 96곳을 신규로 발굴해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 해당 지역은 담당자를 지정하고, 위험상황 시 사전 점검 및 통제, 주민대피 등 집중관리를 추진한다.
아울러 올해부터는 지자체가 민간 공동주택과 재해취약주택을 대상으로 침수방지시설 설치를 지원한다.
소방당국은 전국소방서의 대응태세와 대책을 중점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집중호우로 119 신고가 폭주할 상황에 대비해 각 시·도 소방본부별 119 보조접수대를 증성하고, 비상접수시스템을 가동하는 등 조치다.
또한 반지하 주택 등 지하 침수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상승 침수지역에 대한 현장 정보를 수집하고, 수색 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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