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에 25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다고 밝힌 가운데, 넷플릭스와 협업한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은 상생 방안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22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넷플릭스와 한국 콘텐츠 이야기' 간담회가 열렸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CEO(공동경영자) 강동한 한국 콘텐츠 총괄 등을 비롯해 넷플릭스와 협업한 콘텐츠 제작자들도 다수 자리했다. '20세기 소녀' '콜' '독전2'를 선보이는 임승용 용필름 대표, '오징어 게임'의 김지연 퍼스트맨스튜디오 대표, '지옥' 'D.P.' '정이' 변승민 클라이맥스스튜디오 대표, '솔로지옥'의 김수아 시작컴퍼니 대표가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테드 서랜도스는 각 지역에서 로컬 콘텐츠를 만든 배경에 대해 "해당 지역의 시청자에게 제공하는 것은 물론, 훌륭한 이야기는 (할리우드 뿐만이 아니라) 어느 지역에서든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테드 서랜도스는 "이 믿음을 대한민국만큼 실현한 나라가 없다, 전세계 시청자 중 60%가 하나 이상의 K콘텐츠를 봤고, 과거에 비하면 6배가 늘었다"라며 "K로맨스 시청자의 90%는 한국이 아닌 국가의 시청자다, '카터' '더 글로리' '지금 우리 학교는'은 90개국 이상 TOP10 이상에 올랐다, 물론 그 어떤 지표로 보든 역사상 '오징어 게임'의 사례를 이길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콘텐츠는 훌륭한 파트너십을 이어왔지만 지금까지는 겉핥기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한국에 25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것이고 2016년부터 지금까지 투자한 금액의 두 배에 달한다"라고 덧붙였다.
테드 서랜도스는 K콘텐츠의 차별점에 대해 "한국의 스토리텔링은 어느 정도 역사를 바탕으로 하면서 음악 음식 패션 등 이런 것이 함께 조화를 이루는 것 같다"라면서 "한국만큼 그 점이 강한 나라가 없다, 다양한 요소가 이야기에 다 묻어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해진 공식이 없는 것도 강점이어서 위대한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다, 상업적으로도 창작면에서도 강점이 있다"라면서 "(관객들은) 아름다운 장면과 예측 불가능한 이야기에 마음을 얻는 것 같다, 미국 관객들은 '오징어 게임'에 빠졌고 제 아내의 경우 '우영우'의 팬이다, 이런 작품을 통해서 새로운 장르를 사랑하게 된다, 관객들을 놀라게 하고 흥분을 가져다주는 게 K콘텐츠의 힘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창작의 위대성, 훌륭한 작품을 만드는 것이 국민들의 자긍심과 직결되어 있는 것 같다, 다른 나라는 그렇지 않다"라면서 "박찬욱 봉준호 등 창작자들을 영웅처럼 생각하고 자긍심을 가지고 국가적인 지지를 보내주는 것도 (한국만의) 차이점이다"라고 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를 선보인 제작자들은 넷플릭스라는 글로벌 플랫폼과 사전제작 시스템 등 보다 좋은 환경에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임승용 용필름 대표는 "극장영화가 아님에도 전세계 모든 관객을 대상으로 좋은 품질의 콘텐츠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이 신기한 경험이었다"라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 제작자인 김지연 퍼스트맨스튜디오 대표는 "'오징어 게임'으로 에미상까지 수상하는 등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이 많았다, 이 스토리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실험과 도전을 넷플릭스가 함께 해주었다"라고 했다.
김수아 대표는 "예능의 경우 기존에 주 1편을 제작했는데 사전제작을 하는 환경에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틀 자체가 많이 바뀌었다"라고 했다.
넷플릭스에 바라는 점에 대해서도 말했다. '지옥' '정이' 'D.P.'를 제작한 변승민 클라이맥스스튜디오 대표는 "K콘텐츠의 활황이지만 위기이기도 한데, 창작자들은 수익 분배 등 여러 고민이 있다"라면서 "수익적인 부분을 배가할 수 있는 고민을 (넷플릭스가) 함께 했으면 좋겠다, PPL, MD 등 창작자들은 시청자들이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창의력을 발휘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지속 가능한 창작 여건을 만들 수 있도록 룰이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다"라고 했다.
변대표는 "또 기획을 하다 보면 시청자가 이탈하지 않도록 자극적인 부분에 대해 고민을 안 할 수가 없더라, 다양한 작품을 클래식한 문법으로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라고 한 뒤 "작품을 제작하고 물량 공세, 마케팅을 했는데 제작하는 편수가 많아지다보니 마케팅에 대한 영역도 (넷플릭스가) 지속적으로 투자를 해서 이 기획이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전달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오징어 게임'을 선보인 김지연 퍼스트맨스튜디오 대표는 "(한국에서는) 제작자들이 거의 모든 작품이 넷플릭스로 몰린다는 말을 하고 있다, 이것이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이런 시기일수록 넷플릭스가 밸런스를 잘 맞추는 게 좋을 것 같다"라면서 "모든 작품이 해외에 나가야 한다 이것보다 로컬에서 관객을 만족할 수 있는 작품도 존재한다는 생각으로 이런 역할을 상당부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날 넷플릭스의 계정 공유 정책에 대한 질문도 나왔으나, 테드 서랜도스는 "이 부분에 대해 이 자리에서 특별히 발표할 것은 없지만 기대해달라"고 말했다.
투자, 창작자에 대한 보상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한국과 상호 성장하는 것에 굉장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예능이나 시리즈 등 다양한 작품에 투자할 것이다, 이는 콘텐츠 환경 투자, 교육, 트레이닝 등 모든 것을 포함한다"라고 강조했다.
강동한 한국 콘텐츠 총괄은 "창작자 분들이 만든 작품을 잘 선보이도록 충분한 지원을 한다는 생각이다, 성과가 나온다면 다음 시즌을 함께 하면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으려고 한다"라고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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