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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판 ‘주유소 습격사건’? 흑인 청소년 100명 ‘광란의 약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23 08:42

수정 2023.06.23 08:42

‘흑인 10대들의 주도권 장악’ SNS 모임
시카고 남부 주유소 표적 삼아 난동
시카고 WGN 방송 화면 캡처. /연합뉴스
시카고 WGN 방송 화면 캡처.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 시카고에서 흑인 청소년 100여명이 주유소를 집단으로 습격해 차량을 파손하고 물건을 약탈하는 등 난동을 부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주민들 "편의점 유리창 깨고 약탈..무시무시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일 밤 9시30분께 시카고 남부 브론즈빌의 한 주유소에 10대 흑인 청소년 100여 명이 난입해 차량과 시설을 파손하고 주유소 내 편의점을 아수라장으로 만든 사건이 일어났다.

‘블랙 틴스 테이크오버’(Black Teens Takeover·흑인 10대들의 주도권 장악)라는 구호를 외치는 이들은 소셜미디어(SNS)에서 대규모 모임을 계획하고 실행해왔다. 해당 계획의 일환으로 이번에는 브론즈빌 주유소가 표적이 된 것이다.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은 “정말 무시무시했다.
엄청난 무리의 아이들이 떠들썩하게 지껄이고 춤을 추면서 장난하듯 주유소 내 편의점 유리창을 깨고 물건을 약탈했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수백명의 흑인 청소년이 미시간 호숫가에 모여 있다가 대로(레이크쇼어 드라이브)를 건너 주유소 인근으로 이동했다”며 이들이 차량 통행을 막고 일부는 서행하는 자동차 위로 올라가 운전자들을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

시카고 NBC방송 화면 캡처. /연합뉴스
시카고 NBC방송 화면 캡처. /연합뉴스
지난 4월 시카고 도심 1000명 난동 이후 두번째

시카고 경찰 당국은 이 과정에서 18세 여성 1명이 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을 해산하기 위해 수십명의 경찰관이 현장 출동했다”며 “무리 가운데 5명(남)을 ‘무모한 행위’ 혐의로, 1명(여)은 미성년자 불법 알코올 소지 혐의로 기소했으며, 2명은 청소년 통금 위반 혐의로 구금했다”고 밝혔다.

시카고 흑인 청소년들의 집단 난동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에는 시카고 도심 한 가운데에서 10대 청소년 1000여명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자동차 유리를 깨고 불을 지르는 등 난동을 부리는 일이 발생했다.

이들은 떼를 지어 다니면서 난동을 부렸으며, 운행중인 버스나 승용차 위에 올라가 춤을 추는 등 큰 혼란을 일으켰다. 한쪽에서는 총격이 발생해 10대 2명(16세·17세)이 팔·다리에 각각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또 지난달 시카고 남부 교외도시 틴리파크의 축제 현장에서 청소년 400여명이 패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시카고 주민들은 이러한 사건의 잇따른 발생이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사건 현장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한때 우리는 자긍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도로 한가운데서 도발적인 춤을 추고, 남의 차 위에 뛰어 올라가 차량을 부수고, 길거리에서 아무에게나 욕을 퍼부으며 온갖 야만스럽고 우스꽝스러운 짓을 다 하는 청소년들을 보고 있다”며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 주민도 “22년째 이곳에 살지만 이런 일은 처음 본다”며 “청소년들이 특별한 목적 없이 단지 ‘신날 것 같다’는 이유로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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