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감사원 조사 결과 서울에서도 지난 8년간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 신고는 되지 않은 아동이 47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이 전국 23명을 표본 조사한 결과 최소 3명의 아동이 사망한 것으로 드러만 만큼 전수조사에 착수할 경우 서울에서도 상당수 학대·사망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감사원 등에 따르면 감사원이 지난 3월부터 진행한 보건복지부 감사 결과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간 전국에서 출생 신고가 되지 않은 영·유아는 총 2236명이다. 이 가운데 서울 지역 '미출생신고 아동'은 470명이다.
미출생신고 아동은 병원에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신고는 되지 않은 영·유아를 말한다. 의료기관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필수예방접종을 위한 '신생아번호'를 자동으로 부여하기 때문에 '출산 기록'은 병원에서 출생한 모든 아이에 대해 남아있다.
'출생신고'는 이와 별도로 부모 등이 지자체에 직접 해야 한다. 신생아번호에는 모친에 대한 정보 등이 담기지 않아 부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아이 추적이 어렵다.
감사원이 최근 전국 2236명 가운데 23명에 대해 표본 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전날 기준 최소 3명이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화성시 등에서 추가적으로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는 등 추가적인 학대·사망 사례가 발견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는 감사원이 밝힌 2236명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표본조사에서 23명 가운데 최소 3명의 사망이 확인된 만큼 향후 다수의 추가 학대·사망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번 표본조사 대상 23명 중 서울 지역 미출생신고 아동은 없다.
서울시는 보건복지부로부터 미출생신고 아동 명단을 넘겨받는 대로 현장 점검에 나설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470명이라는 숫자만 나온 상황"이라며 "명단 등이 넘어오면 조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준비는 완료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시는 명단 등을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으면 25개 자치구의 아동 보호 담당 공무원 100여명을 현장에 보낼 계획이다. 현장 방문 후 소재 미파악, 학대 의심 건에 대해서는 경찰에 신고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사안에 대해 "근본적으로 출생통보제가 관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료기관이 출생 사실을 의무적으로 지자체에 통보하면 지자체가 출생 신고를 하는 '출생통보제'는 미출생신고 등에 대한 대안으로 지난 2019년부터 정부 차원에서 추진돼왔다. 현재 21대 국회에는 법무부 안을 포함해 관련 법안 12건이 계류중이다.
다만 의료기관 등의 반발이 이어지며 12건 모두 소관 상임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계는 의료기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지자체 양쪽에 출생통보를 해야 하는 행정 부담을 지게 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병원 밖에서 위험한 방식으로 출산한 뒤 아이를 유기하거나 애초에 낙태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도 반대 근거로 제시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에 출석해 "출생통보제가 빨리 법제화되길 바라고 있다"며 "(출생통보제에 앞서) 아이 모(엄마)의 정보를 입수해서 아이를 추적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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