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연구원 김명희 박사팀
장내 미생물이 면역 항상성 유지에 도움
아커만시아 단백질이 대장조직 염증 없애
장내 미생물이 면역 항상성 유지에 도움
아커만시아 단백질이 대장조직 염증 없애
[파이낸셜뉴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마이크로바이옴융합연구센터 김명희 박사팀이 인간의 장에 서식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이 면역 항상성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밝혀냈다. 염증성 장질환을 앓고 있는 실험쥐에 장내 미생물이 분비하는 효소 'AmTARS'를 주사해 대장조직의 손상을 회복시켰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가 향후 염증성 장질환과 같은 염증성 난치 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6일 생명공학연구원에 따르면 인체에 서식하는 미생물과 이의 유전체를 총칭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인간의 건강과 질환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제2의 장기'로 여겨지고 있다.
연구진은 인간 단백질합성 효소가 단백질합성 기능 외에 인체 면역을 조절하는 기능에도 관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장 마이크로바이옴 내 단백질합성 효소에 주목했다.
장내 미생물 중 하나인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Akkermansia muciniphila)'는 필수 아미노산인 트레오닌을 합성하지 못해, 트레오닌이 풍부한 장 점막층에 의존해 서식한다. 아커만시아는 장 건강을 비롯해 비만, 대사증후군, 제2형 당뇨병과 같은 다양한 대사장애와 폐암, 피부암 환자의 치료에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아커만시아가 단백질합성 효소 'AmTARS'를 항상 분비해 인체의 염증 상황을 모니터링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한 단백질합성 효소 분비를 조절하는 면역 항상성 매개자의 역할을 한다는 것도 밝혀냈다.
AmTARS가 면역 대식세포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정상 환경에서는 인체 항상성 유지에 필요한 수준의 항염증 사이토카인의 발현을 유도한다. 하지만, 염증 상황이 발생하면 항염증 사이토카인의 발현 수준을 현격히 높여 항상성 회복을 촉진한다.
연구진은 "AmTARS가 대식세포의 막수용체 'TLR2'와 결합해 항염증 면역 신호전달 체계를 활성화함으로써 항염증 사이토카인의 생산을 촉진한다"고 설명했다.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 같은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마이크로바이옴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장내 아커만시아와 AmTARS의 분포도가 현격히 낮았다. 이에 연구진은 염증성 장질환 실험쥐에 AmTARS를 주사한 뒤 혈액과 대장조직을 분석했다. 그결과, AmTARS는 장 대식세포와 상호작용을 통해 혈액 내 항염증 사이토카인의 발현을 증가시켜 대장조직의 손상을 회복시켰다.
김명희 박사는 "아커만시아가 AmTARS를 분비를 통해 인체의 면역 항상성을 도모한다는 사실은, 인체와 공생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이 어떻게 상호의존적인 관계에서 살아가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중요한 예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에는 인체와 마이크로바이옴을 합친 '생명완전체'의 개념에서 생명현상에 관한 연구가 이뤄져야 비로소 진정한 정밀의료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셀 호스트 & 마이크로브(Cell Host & Microbe)'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