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6월 20일 실종당시 세살
조부와 갔던 순댓국집 근처서 실종
조부와 갔던 순댓국집 근처서 실종
실종 당일 동훈이는 평소와 같이 할아버지의 자전거를 타고 집에서 15~20분 거리에 있는 금촌 시장을 찾았다. 할아버지는 단골인 순댓국집에서 국밥과 간단한 약주를 드셨고 손자 동훈이는 세발자전거를 타고 놀았다. 순댓국집 옆 새우젓을 파는 집 주인이 내준 세발자전거였다. 새우젓집 주인에게도 동훈이 또래 손자가 있어 시장을 찾을 때면 함께 세발자전거를 타고 함께 놀았다. 이처럼 모든 풍경이 평소와 같았지만 찰나의 순간 동훈이는 사라졌다고 한다.
평소와 같은 풍경에서 동훈이만 사라진 이후 가족들은 혼란에 빠졌다. 동훈이를 찾기 위해 금촌시장을 다 뒤졌고 경찰에 신고도 했다. 급한 마음에 파주 지역 유선방송에 동훈이를 찾는 방송을 내보내기까지 했다. 금방 찾을 수 있다는 생각에 온 가족들이 노력했지만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동훈이는 가족에게 돌아오지 못했다.
동훈이의 아버지 이인수씨는 "동훈이 소식을 찾아 이리저리 뛰어다녔지만 지금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는 상황"이라며 "자식을 잃어버리고 찾고 있는 모든 부모의 마음은 똑같을 것이다. 응어리를 안고 살고 있다"고 전했다.
이인수씨는 "당시 폐쇄회로(CC)TV도 없었고 (동훈이) 실종 신고가 착오로 접수되지 않았다는 점이 안타깝다"며 "경찰 신고했을 때 일단 집에 가서 기다리라고 했는데 실제 접수가 안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인지 30년이 넘게 지나는 동안 제보가 없었다고 한다. 이인수씨는 "한번 경북 영천에서 동훈이 관련 제보가 있어서 부랴부랴 이동한 적이 있다. 하지만 경찰 확인 결과, 동훈이가 아닌 것으로 나왔고 가는 도중에 발길을 돌렸다"며 "이후로는 (동훈이 관련) 연락이 없다"고 언급했다.
또 당시 시장 사람이 동훈이가 강원도에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이인수씨는 "동생의 지인이 시장 사람인데 어느 날 강원도에서 동훈이를 찾아보면 어떠냐고 이야기 한 적이 있다. 그래서 강원도 원주고 춘천이고 강원도를 다 뒤지고 다녔다"며 "그렇지만 강원도에는 동훈이가 없었다"고 했다.
동훈이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지금까지 버텨온 이인수씨에게 가장 후회되는 일이라면 동훈이의 할아버지이자 본인의 아버지에 관한 것이다.
이인수씨는 "동훈이가 할아버지와 함께 있다가 실종이 됐다. 그런 사실로 인해 아버지에게 하지 말아야 할 말을 던진 적도 있다. 아버지도 손자(동훈이)를 잃어버렸다는 죄책감을 가지고 지내시다가 돌아가셨다"며 "(아버지) 임종도 지키지 않았고 쌓인 응어리를 풀지도 못했다는 점이 후회스럽다"고 토로했다.
현재 이인수씨는 실종자 부모가 아이들을 찾을 수 있게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인수씨는 "실종자 부모들이 자식을 찾기 위해 이 시간에도 땀을 흘리고 있다. 저도 죽을 때까지 동훈이를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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