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명차 브랜드 애스턴마틴 라곤다가 미국 고급 전기차 업체 루시드그룹의 전기차 기술을 받기로 했다.
애스턴마틴 자동차는 영화 007에서 제임스 본드가 단골로 타고 다니는 스포츠카다.
26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애스턴마틴은 루시드 부품을 구매해 자사 전기차에 장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007 다음 영화에는 루시드의 전기차 부품과 기술이 들어간 애스턴마틴 전기차가 선보일 수 있다는 뜻이다.
루시드는 기술지원 대가로 1억4200만달러(약 1856억원)와 함께 애스턴마틴 지분 약 3.7%를 받는다.
테슬라가 포드, 제너럴모터스(GM)와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공동사용 합의를 통해 협력을 시작한데 이어 이번에는 루시드와 애스턴마틴이 협력에 합의했다. 막대한 기술 개발 비용으로 인해 전기차 업체간 협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붙고 있다.
WSJ에 따르면 이번에 협력을 발표한 루시드와 애스턴마틴은 모두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었고, 이때문에 주가가 최고치에 비해 90% 넘게 폭락했다.
루시드는 돈이 부족해 첫 세단 루시드에어를 지난해 출시하면서 곧바로 생산 목표를 하향조정해야 했다. 그러나 루시드에어 성능은 엄청나다. 한 번 충전에 약 804km를 달린다. 업계 최고 수준이다. 기술력 하나만큼은 알아주는 곳이라는 뜻이다.
WSJ은 루시드가 애스턴마틴과 이번 제휴로 당장 자금부족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부품 판매와 기술 면허 사업의 첫 발을 내딛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애스턴마틴도 전기차 시장에서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애스턴마틴은 기술제휴를 통해 발돋움한 대표적인 자동차 업체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내연기관을 발명한 메르세데스 벤츠와 오랜 기간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는 애스턴마틴 지분 약 9%를 보유하고 있다.
애스턴마틴은 그러나 메르세데스와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기로 했던 2020년 협력계획은 중단했다. 전기차 개발 파트너는 다른 곳으로 정하겠다는 심산이었다.
이번 협력 합의 발표는 애스턴마틴이 전기차 개발 협력 파트너를 루시드로 정했음을 시사한다.
루시드 전기차 기술을 적용한 애스턴마틴의 첫 전기차 모델은 2025년 출시될 예정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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