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주민들의 일상을 소개하는 북한의 선전용 유튜브 계정들이 국가정보원의 요청에 따라 대한민국에서 접속 차단되는 일이 발생한 가운데, 유튜브 측이 해당 채널을 대상으로 폐쇄 조치를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 측은 북한 체제 선전 채널들을 폐쇄했다고 전날 밝혔다. 폐쇄된 채널은 북한 당국이 운영한다고 알려진 ‘송아’(샐리 파크스), ‘유미’(올리비아 나타샤-유미 스페이스 DPRK 데일리), ‘NEW DPRK’ 등이다.
해당 채널들은 최근 국가정보원의 요청을 받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국내에서의 접속을 차단한 채널들이다. 이에 더해 유튜브가 계정 자체를 폐쇄한 것이다.
구글 측은 “구글은 적용할 수 있는 미국의 제재와 무역 준수 법률을 지키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당사 서비스 약관에 따라 관련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검토 후 우리 정책에 따라 채널을 폐쇄했다”고 VOA에 밝혔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규정에 따라 해당 채널들을 폐쇄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동안 해당 채널에서는 젊은 여성 ‘유튜버’가 등장해 북한 사회의 일상적인 모습을 소개해왔다.
자신을 ‘평양에 사는 유미’라고 소개한 유튜버 ‘유미’의 채널에는 평양 옥류관, 수산물 시장 등에서 냉면이나 철갑상어를 먹는 이른바 ‘먹방’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또 다른 영상에서 유미는 영어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몇 년째 평양을 방문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평양이 궁금하실 것”이라며 평양 중구역에 위치한 능라인민유원지에서 놀이기구를 즐기는 모습 등 일상을 전했다.
중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유튜버 ‘연미’는 브이로그(V-LOG)영상을 통해 김치와 만두를 요리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북한 선전 당국이 ‘우리민족끼리’를 비롯해 노골적 체제 선전용 채널들이 서비스 약관 위반을 이유로 차단당하자 비교적 가볍고 부드러운 분위기의 브이로그 채널들을 등장시킨 것으로 해석된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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