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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김정희 마지막 난초 '불이선란도' 보물 된다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6.27 11:13

수정 2023.06.27 11:13

보물로 지정 예고된 추사 김정희의 '불이선란도' / 문화재청 제공
보물로 지정 예고된 추사 김정희의 '불이선란도' / 문화재청 제공

[파이낸셜뉴스] 조선 최고 문필가인 추사 김정희(1786~1856)의 마지막 난초 그림인 ‘김정희 필 불이선란도(金正喜 筆 不二禪蘭圖)’가 보물로 지정된다. 국보로 지정된 ‘세한도’와 함께 추사 말년 대표작으로 꼽힌다.

문화재청은 추사의 마지막 난초 그림과 기장 고불사 영산회상도, 파주 보광사 동종, 불조삼경 등 조선시대 유물 총 4건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27일 밝혔다.

추사의 ‘불이선란도’는 10대 때부터 묵란(墨蘭)을 즐겨 그렸던 김정희가 난초를 서예의 필법으로 그려야 한다는 자신의 이론을 실천적으로 보여준 작품이다.

난초를 옅은 담묵으로 그리고, 회화 사상 보기 드문 수준의 높은 품격과 취향을 담은 제발(題跋·그림의 제작 배경, 감상평 등을 기록한 것)을 네 군데에 썼다. 글씨는 여러 서체를 섞어 썼고, 글자 모양과 크기도 차이가 있다. '불이선란도'는 선과 난(蘭)이 다르지 않아 난을 통해 선을 깨닫는다는 의미다.

이밖에 기장 고불사 영산회상도는 1736년(영조 12년) 제작된 기록이 명확한 불화다.
특색 있는 머리 모양, 여래를 중심으로 짜임새 있고 안정적으로 구성된 구도와 배치, 채도가 낮은 적색과 녹색의 강한 대비 등에서 경북지역, 특히 팔공산 일원에서 활약한 의균(義均) 등 당대 대표 화승이 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영축산(영산)에서 석가모니불이 법화경을 설법하는 순간을 비단 바탕에 색을 칠해 표현했는데, 꽃잎 형태 광배를 갖추고 불단 형식 대좌에 결가부좌(오른발을 왼쪽 허벅지 위에 얹은 다음 왼발을 오른 허벅지 위에 얹어 앉는 자세)한 석가모니불 중심으로 문수보살과 보현보살, 지장보살 등 8위 보살과 사천왕, 십대제자 등 권속들이 좌우로 배치됐다.

제작 시기가 18세기 전반인 점에서 19세기 경상도 일대와 서울, 경기도에서 제작된 후불도를 선도한 작품으로 미술사적 의미가 있다.

'파주 보광사 동종'은 주성기를 통해 천보가 청동 300근을 들여 1634년) 제작했음을 명확히 알 수 있는 동종이다. 중국종 형식에 우리 고유의 미감을 반영하는 조선 전기 동종의 새로운 양식을 계승하고 있다.

석왕사 소장 '불조삼경'은 원나라 판본을 바탕으로 1361년 전주 원암사에서 번각한 목판본이다. 중국 원나라 고승 몽산 덕이(1231~1308)가 석가와 조사가 설법한 3가지 경전을 결집한 불서다. 불교의 교훈적 가르침을 쉽게 설명해 불교 경전을 처음 접하는 초학자에게 크게 도움을 주는 경전으로 알려져 있다.


'불조삼경'의 고려시대 판본은 현재 3종만이 알려져 있다. 시기적으로 가장 앞선 1341년의 정각사 판본, 1361년전주 원암사에서 간행된 판본 및 1384년에 간행된 판본이다.


문화재청은 4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각계의 의견을 수렴·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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