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자퇴 줄어들겠지만
비인기학과 학생 이탈 우려
앞으로 대학교 1학년생도 전과가 허용된다. 학생이 진로변경을 원할 경우 자유롭게 전공을 반경할 수 있도록 전공선택권을 확대한 것이다. 이번 조치로 자신의 전공이 맞지 않아 반수를 선택하는 사례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비인기학과 학생 이탈 우려
28일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고등교육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29일부터 8월 8일까지 40여일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 2학년 이상 학생부터 허용됐던 전과는 1학년 학생도 할 수 있도록 개선된다. 학과 간 경계가 명확해 입학 단계부터 전공이 굳어져 전공 선택권을 제한한다는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 그동안 대학가는 자퇴 등 중도 이탈자 증가로 몸살을 앓아왔다. 학생들이 전공이 자신과 맞지 않는다고 판단할 경우 반수나 자퇴를 택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1학년도 전국 4년제 대학의 자퇴·미등록·미복학 등 중도탈락 비율은 관련 공시 시작 이후 최대치인 4.9%를 기록한 바 있다. 대학 재학 중 휴학한 뒤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은 이보다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재수생 이상의 장기 수험생으로 불리는 'N수생' 증가로 이어지기도 한다. 지난해 고교 졸업생의 수능 응시비율이 무려 31.1%로 1997학년도(33.9%) 이후 2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N수생이 감소한다면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교육비 절감 효과도 일정부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적성을 모른 채 성적에 맞춰 대학을 진학하는 학생이 많지 않은가"라며 "1학년 때부터 전과가 허용된다면 자퇴생이 줄긴 할 것이다. 크진 않겠지만 재수 등 학원가로 유입되는 비율도 그만큼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1학년생의 전과가 허용되면서 인기 학과 쏠림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비인기 학과의 경우 신입생 이탈이 늘어 존폐 여부가 불투명해질 수도 있는 것이다.
교육부는 특정학과에 대한 쏠림현상을 막기 위해 대학이 전과 규모를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전과 방식은 대학이 학칙 등 내부규정을 통해 결정한다"며 "쏠림현상으로 인한 교육여건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학과별 전과 규모나 학생 선정방식을 포함해 운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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