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 남원읍 원림로서 사냥꾼 총기로 고양이 살해
동물학대, 사람으로 이어질 수 있어
동물보호법과 총포사용제한 위반
동물학대, 사람으로 이어질 수 있어
동물보호법과 총포사용제한 위반
[파이낸셜뉴스] "오전 7시쯤 총소리가 크게 들렸고 총소리에 놀라 나가보니 고양이가 고통스럽게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원림로에서 총기를 이용해 길고양이를 잔인하게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번 사건은 민가 부근에서 발생해 자칫 사람의 목숨이 희생될 수 있어 더욱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29일 사단법인 보호소 혼디도랑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최초 목격자이자 신고자인 A씨는 지난 19일 이른 오전 5발의 총소리와 함께 고양이 살해현장을 목격했다. 당시 범행을 저지른 68세 남성 B씨는 고양이를 향해 유해야생동물 포획에 사용하는 공기총(납탄)을 사용했다.
A씨는 "2년 전 똑같은 차가 지나갔는데 당시에도 총소리를 들어 기억한다"며 "총기를 사용하다보니 보복이 무서워 신고를 고민한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유해야생동물 포획을 위해 총기 사용 허가를 받은 총기소유자의 경우 민가 100m 이내에서는 총기사용을 할 수 없다. 또 총기 사용 이전에 시와 경찰서에 미리 사냥 허가를 받아야 하므로 이번 사건은 동물보호법은 물론 총포사용제한을 위반한 것이다.
앞서 서귀포시는 유해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줄이기 위해 2023년 1월부터 1년간 대리포획단을 운영하고 있다. 공개모집을 통해 이뤄진 대리포획단은 멧돼지포획팀 8명, 유해조수(까마귀, 까치 등)포획팀 19명 등 총 27명의 지역 엽사로 구성됐다. 유해야생동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농가가 읍·면·동을 거치거나 직접 녹색환경과로 피해 사항을 접수하면 즉시 문자로 대리포획단에 통보하고 현장 확인을 통해 포획활동을 하는 방식이다.
김은숙 혼디도랑 대표는 "동물을 대상으로 고통스럽게 죽이는 방법이 점점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데 마을사람들이 보복이나 위협을 느끼고 숨기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동물 뿐만이 아니라 마을사람이나 관광객이 공격을 받을수도 있었던 위험한 사건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 관할부서에서 해당 사건을 조금 더 면밀히 조사해 이같은 동물학대나 더 나아가 사람을 향한 총기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를 철저히 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범행을 저지른 B씨는 경찰에 "유해야생동물을 잡으러 가는 길에 길을 막는 고양이가 화가 나서 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제보자는 현장에 고양이를 유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사료가 길바닥에 조금씩 뿌려져 있다고 언급하는 등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 사건을 담당한 경찰 관계자는 "7시 19분경 신고가 들어왔으며 그 시각 CCTV 확인 후 범행차량으로 보이는 차량을 조회해 범인을 검거했다"며 "고양이 사체 부검 결과 범인이 공기총을 이용해 고양이에게 납탄을 발사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범인은 동물보호법과 총포사용 제한 법률을 위반해 3년 이하 및 30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며 "사건이 마무리 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인데 일반적으로 계획적이 아닌 우발적 범죄의 경우 감형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혼디도랑과 전국길고양이보호단체연합은 경찰에 이번 사건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한 상태이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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