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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 고금리 수신 만기 다가온다...저축銀 “파킹통장은 올리고 예금은 내리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04 14:08

수정 2023.07.04 14:08

6%대 고금리 수신 만기 임박, 수신잔액 5개월 연속 감소세
적자 전망에 수신경쟁 과열 부담, 이자비용 부담 덜한 파킹통장 금리↑
저축은행 업계의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이 나란히 5%를 넘기면서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저축은행업계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5.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4.04%)에 비해 약 1.1%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mon@yna.co.kr
저축은행 업계의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이 나란히 5%를 넘기면서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저축은행업계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5.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4.04%)에 비해 약 1.1%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mon@yna.co.kr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하반기에 6%대 금리에 유치한 수신의 만기가 다가오면서 저축은행의 눈치싸움이 시작됐다. 올해 들어 6조원 넘게 빠진 수신잔액을 채우기 위해 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올 2·4분기에 적자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돼 수신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힘든 상태다. 저축은행은 일단 이자비용 측면에서 정기예금보다 유리한 파킹통장의 금리를 조정해 자금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수신액 감소에 파킹통장 금리 높이는 저축銀
저축은행 수신잔액 및 평균 예금금리 추이
(*매월 29일 기준)
시기 수신잔액 *예금금리(%)
‘22년 11월 121조3572억원 5.53
12월 120조2384억원 5.38
‘23년 1월 120조7854억원 4.81
2월 118조9259억원 3.79
3월 116조431억원 3.76
4월 114조6159억원 3.87
(한국은행, 저축은행중앙회)
4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27일 파킹통장 금리를 3.5%로 0.7%p 올렸다. 지난 3월 파킹통장의 금리를 연 2.8%로 내렸던 SBI저축은행이 금리를 인상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같은 날 DB저축은행도 파킹통장에 3.5% 금리를 적용했고 KB저축은행도 지난달 3.5% 금리를 제공하는 파킹통장을 출시했다.

저축은행이 금리조정에 나선 이유는 지난해 하반기 5~6%대 금리에 유치한 수신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빠져나가는 수신잔고를 채우기 위해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정기예금 평균금리가 연 5.53%까지 오른 지난해 11월, 저축은행의 수신잔액은 121조3572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올 초 저축은행이 금리 수준을 시중은행권과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하면서 수신잔액은 지난 4월 114조6159억원까지 떨어졌다.

예금금리는 떨어지는 추세다. OK저축은행은 '비대면 OK정기예금'의 금리를 12개월 초과 예치시 2.50~4.31%에서 2.50%로 하향조정했다. 페퍼저축은행도 지난달 초 페퍼스회전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0.5%p 내렸다. 이같은 예금금리 감소세에 지난 6월 1일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4.00%로 3달 만에 4%대에 진입했으나 다시 3.97%로 하락했다.

■조달비용 부담에 "예금금리 인상은 글쎄"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이는 9년 만의 적자를 기록한 1·4분기에 이어 2·4분기 업황도 최악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조달비용에 부담을 느낀 저축은행이 예금금리를 섣불리 올리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 6%대 고금리 예금 경쟁에 조달비용이 늘어난 상위 10개 저축은행의 올 1·4분기 이자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138%(4125억원) 증가했다. 이 여파로 4곳은 적자 전환했고 지난 1·4분기 총순익은 전년 동기보다 96%(2305억원) 줄어든 92억원에 그쳤다.

늘어난 조달비용에 신용점수 등급도 하락하고 있다.

실제 한국기업평가는 올해 2·4분기 내 웰컴저축은행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한기평은 웰컴저축은행의 이자비용이 전년(895억원) 대비 59.3% 증가한 1425억원을 기록하는 등 조달비용이 증가한 가운데 자산 건전성 저하에 따른 대손 비용 증가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웰컴저축은행 외에도 OK 등 주요 저축은행 3곳의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하향됐다.

저축은행은 향후 예금금리 인상에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할 예정이다.

현재 5대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저축은행)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 격차는 크지 않다. 5대 저축은행 중 SBI저축은행(연 3.60%)과 페퍼저축은행(연 3.40%)은 5대 시중은행(연 3.5~3.8%)과 비슷하거나 더 낮은 금리를 제공 중이다.


주요 저축은행 관계자는 “당분간 예금금리를 올릴 계획은 없다”며 “비용 측면에서 효율이 좋은 파킹통장의 금리를 재조정하는 방식으로 자금 조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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