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대법원, 소수민족 우대하는 어퍼머티브 액션은 위헌 판결
[파이낸셜뉴스] 미국인들의 약 절반이 대학입학을 결정하는데 피부색이나 민족이 참고되는 것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퓨리서치센터의 보고서가 공개한 설문조사 통계에서 절반이 반대, 3분의 1은 참고되는 것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설문조사에서 소수 인종 우대 정책인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으로 인해 입학이 공정하지 못하며 자격이 안되는 학생을 시킨다는 응답도 나왔다고 전했다.
반면 찬성자들은 기회 균등을 보장하고 학생들의 교육 경험을 향상시킨다며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미국 연방 대법원은 어퍼머티브 액션이 위헌이라고 판결을 내려 미국 사회에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 제도는 지난 1960년대 민권 운동으로 도입된 대표적인 소수인종 우대 정책이었다.
'어퍼머티브 액션'으로 주요 대학에서 흑인의 입학 비율이 올라가는 등 차별 시정의 성과를 거뒀지만 인종에 따라 대입시 사실상 가산점을 주는 이 정책이 백인과 아시아계를 역차별한다는 주장이 꾸준하게 제기됐다.
이달 미국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중국계 학생 존 왕은 미국 수능시험인 SAT를 거의 만점을 받고 학교 성적도 평점 4.65를 받았는데도 지원한 명문대 6곳에서 모두 불합격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가 지원했다고 탈락한 대학교는 하버드와 프린스턴, 캘리포니아공대(칼텍), 매사추세츠공대(MIT), UC버클리와 카네기멜론이었다.
왕은 자신이 불합격된 것이 어퍼머티브 액션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입시 공정 단체에 자신의 성적 등을 보여주며 합격 가능성을 평가해보니 아시아계이어서 20%, 흑인이었다면 95%였을 것이라는 답이 나왔다고 밝혔다.
퓨리서치의 설문조사에서 아시아계 사이에도 대법원의 위헌 판결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민주당 지지 아시아계들은 제도 지속을 원한 반면 공화당 지지자들은 반대가 다수였다.
특히 석사학위 이상을 소지한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어퍼머티브 액션에 반대하는 경우가 고졸 이하 학력자들 보다 두배 이상 많았다.
NYT는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5월 AP통신과 시카고대 언론연구센터의 공동 설문조사에서 미국인들의 60%가 제도 폐지에 반대했다.
그러나 이보다 앞서 지난 2월 입소스와 로이터의 공동 설문조사에서 구체적으로 인종이나 민족이 대입에 참고돼야 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다수가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이 신문은 이번 퓨리서치의 설문조사 결과는 시간이 지나면서 어퍼머티브 액션을 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연방 대법원의 판결에 대한 아시아계 미국 사회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조지아주에 기반을 둔 한 비영리 아시아계 단체는 어퍼머티브 액션 덕에 아시아인들도 고등 교육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주디 추 민주당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은 연방대법원의 위헌 판결은 아시아계에게는 승리가 아니라며 폐지로 아시아 학생들의 명문대 입학이 증가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들 중 저임금이나 난민인 경우 더 많은 장애물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한국계 공화당 하원의원인 미셸 박(캘리포니아)은 “나는 지금 아메리칸 드림을 살아가고 있다. 그 이유는 이 나라에서는 당신의 행동이 성공을 좌우하지 피부색이나 소속 민족 때문이 아니다”라고 트윗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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