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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부부의 월 수입은 610만원이다. 연간 비정기 수입은 1700만원이 잡힌다. 월 지출은 521만원이다. 고정비는 주택담보대출(97만원), 보장성보험료(35만원), 양가 부모님 용돈(40만원), 계모임비(12만원), 통싱비(12만원), 운동 비용(20만원) 등 216만원이다. 변동비는 205만원으로 식비·생활비(65만원), 관리공과금(25만원), 기타(115만) 등 합산액이다. 저축은 청년적금은 50만원으로 정해져 있지만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엔 지출 후 남은 돈을 넣고 있어 50만원부터 그 이상까지 왔다 갔다 한다. 이외에 연간비용으로 1200만원이 든다.
자산은 시세 4억1000만원짜리 아파트와 CMA(530만원), 청약저축(480만원), 청년적금(600만원) 등 4억2610만원이 있다. 부채로는 주택담보대출금 1억6000만원이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돈을 둘러싼 갈등이 본질이라기보다 관계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조언했다. 부부는 서로를 경제 공동체라고 인식하고, 지출·관리에서 일상적으로 소통해야 함에도 둘은 이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공동 목표, 상호 의견이 돈 관리에 반영되고 있는지 여부가 개인과 부부의 차이”라며 “이 부분이 합의되면 급여일이 다르고 통장 합치기가 안 되는 등 사안은 부수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부부가 돈 관련 대화를 할 때 구분되는 3단계도 제시됐다. ‘공개’가 첫걸음이다. 서로 수입과 지출을 공개하긴 하나 대략 파악할 수 있는 수준이다. 대개 통장관리는 각자 하고, 돈에 대한 대화는 크게 진전되지 않은 상태다.
다음은 ‘수용인식'의 단계다. 서로 수입과 지출, 자산과 부채 현황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통장을 합치거나 허브 통장을 활용해 함께 모으려는 시도를 한다. 다만, 구체적 재무목표가 없어 미래는 막연하다고 느끼기도 한다.
마지막은 ‘공동목표'’다. 소비, 저축에 있어 같은 방향성을 지닌다. 월·연간 지출 예산이 있고, 향후 노후나 부채상환을 대비해 같이 저축을 하고 있는 상태다. 무엇보다 상대방 돈 관리를 신뢰하고 존중해 대화가 자유롭다는 것이 특징이다.
A씨 부부는 공개의 단계에 가깝다. 장기저축은 안 되고 있고, CMA 통장을 공유하고 있어도 신용카드 결제금액이 부족하면 인출해 써버리기 때문에 사실상 의미가 없다. 이 같은 추세라면 순자산(자산-부채)의 성장은 요원하다.
유년시절 차이점을 이해하는 작업부터가 시작이다. 자라온 환경이나 부모가 보인 태도 등으로 돈을 향한 마음가짐도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B씨는 넉넉한 집안은 아니었지만 부모님이 경제적 책임을 졌기 때문에 지출에서 크게 두려움이 없다. 주체적으로 자금을 다뤄보지 않아 돈은 ‘흘러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A씨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이 병 치레를 해 돌봄을 받거나 물질적으로 누려본 경험이 없다. 스스로 많은 일들을 책임져왔다. 자립심은 크지만 경제적으로 막연한 불안감을 안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B씨는 소비 정당성을 주장하기보다 예산 짜보기부터 스스로 해볼 필요가 있다”며 “A씨는 재정적 결정시 억눌린 욕구나 불안감 탓에 충동구매를 하지 않는지 점검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체적으론 미파악 지출을 잡는 일이 필요하다. 대개 돌발적 소비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노후 설계는 미리부터 하는 게 좋다. 현재는 전혀 대비가 안 돼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연금자산은 세액공제, 비과세 혜택이 있는 상품이 상당 수 있다. 현금 재원을 활용해 자산운용에 나설 필요도 있다. 월수입 대비 보장성보험료 비율(6%)이 과도하진 않으나, 필수보장 내용이 포함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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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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