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뒤돌아보니 5개월 전이 집값 바닥이었네...”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낙폭을 줄여가며 상승 및 보합세로 돌아서면서 이번에도 실거래가가 먼저 오르고, 뒤를 이어 표본통계가 따라가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거래가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값 바닥은 지난해 12월말, 전국 기준으로는 올 1월이다. 하반기 집값 전망에 대해서는 의견은 분분하나 ‘보합이나 소폭 하락’ 전망이 우세하다.
5개월 전에 판 집주인...결국 최저가에 매도
한국부동산원 실거래통계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값 바닥은 지난 2022년 12월이었다. 이후 올 1월 0.87%, 2월 2.02%, 3월 1.55%, 4월 1.65% 등 4달 연속 상승이다.
표준통계 기준으로 서울 아파트값은 5월 들어 0.01% 상승하며 하락세를 마감했다. 실거래가와 표본통계 간의 5개월 시차가 발생했다.
대치동 은마 전용 76㎡를 보면 지난해 12월에는 18억원대에 거래됐다. 올 2월에는 19~20억원대, 5월에는 21억~22억원대에 매매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전국 아파트값은 실거래가 기준으로 바닥은 올 1월이다. 6월 말 한국부동산원 주간 단위 표본통계 조사에서 전국 아파트 매매가도 보합으로 돌아섰다.
집값이 크게 하락했던 2010~2013년 수치를 보면 실거래 통계가 바닥을 찍고, 8개월 뒤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번 하락장에서는 5개월로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촉발된 집값 하락은 전문가들이 상당 기간 진행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하락 기간이 전망보다 짧았다. 지난해 역대 ‘최악’으로 집값이 떨어진 것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원 실거래통계 기준으로 2022년 서울 아파트값은 무려 22.16% 폭락했다. 2008년(-10.21%)을 앞서는 최대 하락폭이다. 전국 아파트값도 작년 17.22% 떨어지며 2008년(-4.01) 때와 비교할 수 없었다.
하반기 집값 전망은...‘큰 폭 하락’ 의견은 줄어
하반기 집값은 어떻게 될까. 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전망에서 현재 상승은 기저 효과라고 분석했다. 김성환 연구위원은 “매매량이 증가했다고 해도 과거 평균에 비하면 60~70% 수준이라 평년 수준을 회복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주택가격 하락폭이 상반기보다 줄어들 순 있지만, 하락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5월까지 4.1% 하락한 뒤, 하반기에 추가로 0.7%가 더 떨어져 연간 4.8% 낙폭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R114가 최근 전국 2073명을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설문조사에서도 하락 의견을 줄었으나 그렇다고 상승 의견도 크게 늘지 않았다.
세부적으로 보면 응답자의 41%는 하반기 주택 매매가가 보합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하락할 것이란 응답은 35%였다.
지난해 11월 조사 당시 올해 상반기 집값이 하락할 것이란 응답은 65%로 2008년 조사 시작 이후 가장 높은 하락 전망 비율을 기록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하락 전망은 줄고 보합이 늘었다. 상승할 것이란 응답은 여전히 24%에 그쳤다. 직전 조사 때에는 12% 였다.
함영진 직방 실장은 “여러 전망이 나오나 하반기에 큰 폭의 하락이나 ‘V자’ 반등은 쉽지 않다는 방향으로 컨센선스가 형성되고 있다”며 “현재 상태가 유지되면서 지역별로 양극화는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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