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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대만의 TSMC가 인력난으로 북미 양산 로드맵에 차질이 유력한 가운데, 인텔까지 파운드리 사업에 뛰어들며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빅3'의 인재 쟁탈전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인력난'에 발목잡힌 TSMC, 양산 차질 빚나
2일 반도체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대만 TSMC는 미국 애리조나주 공장 건설이 현지 일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만에서 수백명의 인력을 파견할 계획이다. TSMC는 성명을 통해 "현재 (애리조나 공장의) 정교한 시설 내 모든 최첨단 맞춤형 장비를 다루는 중요한 단계에 있기 때문에 숙련된 전문지식을 갖춘 전문가들이 필요하다"며 파견 이유를 밝혔다.
대만 현지 매체들은 TSMC가 현재 미국 당국과 비(非)이민 비자 신청과 관련된 논의를 진행 중이며, 이르면 이달 500명 이상의 대만 직원을 현지에 파견해 클린룸 시설, 파이프라인 설치 등 애리조나주 공장의 공사 속도를 올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톰스하드웨어는 "TSMC의 피닉스 공장인 팹21의 건설은 이미 지연에 직면했다"면서 "TSMC의 애리조나 팹21 1단계 공사는 지난해 중반에 완료됐고, 지난해 12월에는 주요 생산 장비가 공장으로 반입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해당 매체는 "일반적으로 팹의 클린룸이 설치되는 데는 1년 가량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TSMC의 양산시기는 당초 회사가 목표로 잡은 2024년 초에서 2024년 말로 연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400억달러(약 51조2000억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공장 2개를 건설하는 TSMC는 애리조나 1기 공정 팹에서 2024년부터 4나노미터(1㎚=10억분의 1m) 반도체 칩을 생산하고, 2기 공정 팹에서 2026년부터 3나노 반도체 칩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美서 '인재 쟁탈전' 치열 예고
TSMC의 이같은 공장 건설 지연의 주범으로 미국 현지 반도체 인력의 전반적 부족이 꼽힌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업계는 2030년까지 반도체 공정 엔지니어 30만명과 숙련된 공정 기술자 9만명이 부족할 전망이다.
이미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 중인 삼성전자는 그간 쌓아온 현지 운영의 노하우로 TSMC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인력 부족으로 공장 건설이나 양산에 지장이 있을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전했다. 다만, 한진만 미국 삼성전자 반도체 미주총괄(DSA) 부사장은 지난달 초 '식스파이브 서밋 2023' 연사로 출연해 현지 반도체 기술 인력 부족을 문제로 꼽으며 인재확보에 대한 근심을 내비친 바 있다.
인텔까지 파운드리 대전에 참전하면서 미국에서 삼성전자, TSMC와 인재영입 경쟁이 한층 심해질 전망이다. 인텔은 2021년 애리조나주와 오하이오주에 각각 공장 2개씩을 신설하는 작업에 들어간 상태로 2025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내 몸집 불리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일반 직원뿐 아니라 임원급 인재를 두고 3사간 뺏고 뺏기는 영입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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