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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핫플’에 119센터라니… 울산, 위치 적합성 논란 [fn패트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02 11:00

수정 2023.07.02 18:53

옛 중부소방서 자리 공공건물 신축
K팝 사관학교 등 문화공간 탈바꿈
아케이드 연결 1층 활용 두고 갈등
울산 청소년회관과 성남119안전센터가 함께 입주하는 울산 중구 공공복합건물 조감도. 울산시 제공
울산 청소년회관과 성남119안전센터가 함께 입주하는 울산 중구 공공복합건물 조감도. 울산시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10대들의 춤과 노래로 가득한 거리와 수시로 소방차가 출동해야 하는 119안전센터의 공존은 가능할까?

울산의 원도심에 위치하면서 최대 번화가였던 울산 중구 성남동 아케이드 거리는 현재 청소년과 20대의 문화가 가장 활발하게 교류되는 공간으로 변모해 있다. 울산시는 이곳 한복판에 있던 울산 중부소방서를 이전하고 오는 2026년 준공을 목표로 청소년을 위한 20층 규모의 공공복합건물 건립을 추진 중이다. 그런데 기존 중부소방서를 대체할 성남119안전센터를 이곳 1층에 존치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2일 울산시에 따르면 건립 예정인 공공복합건물은 연면적 3400㎡, 20층 이상 규모로 2026년 상반기 준공 계획이다. 12개 층을 울산청소년문화회관으로 사용하고, 4개 층에는 '노잼 도시' 극복을 위해 김두겸 울산시장이 문화 분야 핵심 공약으로 추진 중인 '케이팝(K-POP) 사관학교'가 입주할 예정이다.


논란이 된 것은 아케이드 거리와 연결된 1층과 2~3층에 들어설 성남119안전센터의 위치 적합성이다.

지난 2014년 중부소방서의 이전이 가시화되면서 벌어진 적합성 논란은 수 년째 반복되다가 올 하반기 설계 공모를 앞두고 울산시의회에서 본격 제기됐다.

119안전센터보다는 건물의 성격 상 야외공연과 각종 축제 및 행사 개최가 가능한 대규모 광장을 1층에 조성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소방당국은 논란과 관련해 외곽 이전 방안을 검토했지만 협소한 도로와 교통 체증 등 도심 특성상 외곽에서 원도심 내부로 신속한 출동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화재나 심정지 환자 발생 시 골든타임 확보가 어렵다며 이전 불가를 고수하고 있다.

울산소방본부 한 관계자는 "중구 성남동 일대는 전통시장을 형성하는 노후 건물과 비좁은 골목이 많아 신속한 화재 진압을 위해서는 가까운 위치에 안전센터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2년 전 중부소방서 철거에 따라 기존 위치에서 300m 떨어진 곳으로 성남119안전센터가 옮겨졌지만 소방 출동에는 그동안 아무 문제없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다시 제자리로 되돌아오면 유동인구가 더 많아진 아케이드 한복판을 통과해야한다면서, 안전사고 발생이 우려되고 교통정체로 골든타임 확보도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상반된 입장이다.

울산시의회 권태호 의원은 "준공 후 시설 이동 인구의 증가로 교통 혼잡이 빚어지면 소방차 진출입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인 119안전센터 운영을 위해서는 같은 원도심 내 간선도로변으로 이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울산시 관계자는 "지역 상권과 안전을 이유로 성남119안전센터의 이전과 존치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다"라며 "문화공간 확보는 물론 밀집된 원도심의 재난 취약성, 골든타임 확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 결정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ulsa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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