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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일하고, 이틀 쉰다"..4조 2교대 확산..엘앤에프도 도입 추진

권준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03 15:19

수정 2023.07.03 15:19

[서울=뉴시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5공장.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5공장.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차전지 소재사 엘앤에프가 이르면 내년 하반기 생산직 근무 방식을 기존 3조 2교대에서 4조 2교대로 전환한다. 대구산업단지 내 근무 방식 전환을 추진하는 기업은 엘앤에프가 처음이다. 업계는 해당 소식이 한동안 잠잠했던 산업계 4조 2교대 전환에 다시 한 번 불을 붙일 수 있을지 주목한다.

엘앤에프 CEO "내년 7월, 4조 2교대 전환"
3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수안 엘앤에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2024년 7월 순차적으로 시행되는 것을 목표로 (근무) 교대 제도를 3조 2교대에서 4조 2교대로 변경하는 것을 준비한다”고 했다. 엘앤에프가 근무 방식에 변화를 주는 것은 2000년 창립 이후 처음이다.

3조 2교대와 4조 2교대의 차이는 휴일 수에 있다. 3조 2교대는 주로 4일 주간 근무에 2일 휴식, 4일 야간 2일 휴식 방식으로 이뤄지는 반면 4조 2교대는 2일 주간 2일 휴식, 2일 야간 2일 휴식으로 진행된다. 12일 단위로 놓고 보면 3조 2교대 휴일은 4일, 4조 2교대는 6일이다.


엘앤에프는 이전에도 근무 방식 전환을 한 차례 이상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지 3공장’ 건설에 당장 많은 인력이 필요해 무산됐다. 구지 3공장은 대구 달성군 구지면 국가산업 2단지에 들어서는 엘앤에프 양극재 3공장(하이니켈 양극재 연산 9만t)으로 9만9378㎡ 부지에 공장동, 품질동 등을 짓는 것이 핵심이다. 해당 공장은 이르면 올해 3·4분기 내 준공 및 가동될 예정이다.

다만 어떤 방법으로 근무 방식을 바꿀 것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엘앤에프 관계자는 "지난 1일 CEO 메시지가 있었던 것은 맞지만 아직 어떤 형태로 근무 방식에 대한 전환이 있을지는 전달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도 "(이 기간 동안) 임직원들과 논의하고 토론해서 임직원들의 동의를 전제로 (근무 방식 변경을) 시행하겠다"고만 언급했다.

업계는 해당 소식이 산업계에 다시 한 번 4조 2교대 바람을 불러일으킬지 주목한다. 에코프로는 이미 올해 연말을 목표로 근무방식을 기존 3조 2교에서 4조 2교대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제철 인천공장도 최근 2개월 넘는 노사 협의를 마치고 오는 26일부터 4조 2교대 근무 형태를 도입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층 사이 인기...반대 여론도
기업들이 4조 2교대 전환을 꾸준히 검토하는 이유는 휴무일이 늘어나는 근무 방식을 선호하는 직원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4조 2교대의 하루 근무 시간은 12시간으로 연간 휴무일은 약 182일이다. 대표적인 근로 방식 4조 3교대(약 104일)보다 78일 가량 많다.

특히 ‘일할 때 일하고 놀 때 노는’ 분위기를 선호하는 젊은층 직원들 사이에서 호응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계 생산직 관계자는 “연간 휴일이 많아지면 여행이나 개인 여가생활 등을 즐길 수 있는 시간도 늘어난다”며 “여기저기 다니기 좋아하는 젊은 직원들의 경우 선호도가 크다”고 했다.

다만 고연차가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공장의 경우에는 반대 여론도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근무 방식 변경을 검토했던 한화솔루션 여수 공장의 경우 최근 이를 사실상 철회했다.
한화솔루션 여수 공장 관계자는 “석유화학 공장은 오버타임(OT) 근무가 자주 발생해 인원이 한 명 빠지면 다른 한 명이 대체해야 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며 “직원이 충분하게 충원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불리 4조 2교대를 실시하는 것은 무리라는 고연차 선배들의 의견이 많았다”고 했다.

한편 4조 2교대로 전환하는 기업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에는 LG화학이 파일럿 도입을 실시했으며 한화토탈에너지스도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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