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시에서 마약 주사기 나눠준다" 3만명 우르르..켄싱턴 '좀비거리'서 무슨 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04 07:38

수정 2023.07.04 07:38

켄싱턴 거리에서 마약 중독자들이 몸을 가누지 못하는 모습 / 트위터 갈무리
켄싱턴 거리에서 마약 중독자들이 몸을 가누지 못하는 모습 / 트위터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길거리에 마약 중독자들이 넘쳐나는 미국 필라델피아 켄싱턴에서 정부가 주사기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염된 주사기로 감염병이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미국 필라델피아 켄싱턴의 이른바 '좀비 거리'에서 27년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채왕규 목사는 지난 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같은 현지 상황을 전했다.

마약중독자들 주삿바늘 하나로 나눠써 에이즈 전염

채 목사에 따르면 켄싱턴 거리에서는 8000명~1만명의 마약 중독자들을 볼 수 있다. 이들은 하루 평균 20개~50개의 펜타닐을 투약한다.


펜타닐은 주로 말기암 환자들을 위해 사용될 만큼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로 알려져 있다. 부작용으로는 근육 강직과 저산소증, 선망 등의 현상이 있으며 아직까지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다.

채 목사는 필라델피아 상황이 점점 심각해지자 시 차원에서 직접 주사기를 나눠주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펜타닐과 헤로인, 코카인 등의 마약을 하는 친구들은 주삿바늘 하나를 여러 명이 나눠서 쓰기 때문에 에이즈와 C형, B형 간염 전염의 위험이 있다”라며 “정부에서 하나씩 쓰라고 나눠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했다. 감염성 질병 확산이라도 막기 위한 조치인 것이다.

마약 단속 포기한 市.. "마약 안하는 사람이라도 지키자"

실제로 지역 일간지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필라델피아에서는 주사기서비스프로그램(SSP)를 운영하고 있다. 새 주사 키트를 무상으로 나눠 주거나 사용한 주사기를 가져오면 멸균 주사기로 교환해주는 방식이다. 지난해에만 총 3만6000명에게 주사기가 배포됐으며 하루 최고 750명이 주사기를 받아갔다.

채 목사는 "정부에서는 단속을 거의 포기한 상태"라며 "경찰은 마약 하는 사람을 잡아가려고 있는 게 아니라 마약을 하지 않는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서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마약 중독은) 초기에 진압을 잘해야 한다.
골든 타임을 놓치면 마약의 유혹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다"라며 "절대 손을 대지 말고, 누군가 마약을 권했을 때 '노(NO)'라고 단호하게 이야기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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