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북 경주 흥륜사 서편(경주 사정동)에서 고려시대 공양구 유물 54점이 무더기로 출토돼 관심을 끌고 있다.
5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신라시대에 창건된 사찰인 경주 흥륜사 터 인근에서 하수관로 설치공사를 위한 발굴조사 도중 통일신라에서 고려시대에 이르는 사찰 건물지와 담장지, 우물 등의 유적과 청동 공양구 등 다양한 유물이 확인됐다.
현재 육안으로 확인되는 유물은 모두 54점이다. 일부 유물은 부식돼 철솥 바닥부분에 붙어있는 상태인 만큼 정확한 상태가 아직 파악되지는 못했지만 앞으로 보존처리 과정에서 더 많은 유물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습한 청동 유물과 철솥 등은 화재나 사고 등의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급히 한곳에 모아 묻어둔 퇴장(退藏) 유물로 추정된다. 정확한 성격을 파악하고 보다 면밀한 분석을 위해 모두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로 긴급 이관했다.
청동 유물이 일괄로 출토된 사례는 창녕 말흘리 유적, 군위 인각사지, 서울 도봉서원(영국사지), 청주 사뇌사지(무심천변), 경주 망덕사지와 굴불사지 등에서 비슷하게 확인된 바 있다.
이번 발굴된 유물은 그 수량이 월등히 많아 앞으로 관련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재청은 이번 발굴조사 결과를 통해 고려시대 영묘사와 관련한 다양한 의례 양상을 밝힐 방침이다. 아울러 발굴된 청동 공양구, 의식구 등 우리나라 금속공예와 법구에 대해 연구할 계획이다. 이밖에 해당 유적이 체계적으로 보존·관리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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