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식품

국내 수익성 낮아진 K라면, 수출은 역대 최대.. 해외에선 뭐하고 있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06 05:00

수정 2023.07.06 05:00

[파이낸셜뉴스] K라면의 글로벌 흥행이 심상치 않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관세청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까지 라면 수출액은 4억4620만달러(약 5795억원)로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라면 수출액은 지난 2015년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왔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전세계 확산은 K콘텐츠의 전세계 확산에 기여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영화 등에 등장한 라면이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또 한국 문화를 영국에 소개하는 유튜브 '영국남자'에서 매운 맛이 특징인 불닭볶음면 챌린지를 진행하면서 더욱 화제가 됐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라면 3사도 글로벌 영토 확장을 위해 분투중이다.

신라면에 짜파구리 내세운 농심, 美·아시아 시장 안착


농심 신라면을 즐기는 세계인. 농심 제공
농심 신라면을 즐기는 세계인. 농심 제공
1971년 '소고기 라면'의 미국 수출을 시작으로 해외 영토를 넓혀오기 시작한 농심은 현재 미국과 중국에 해외공장을 운영하며 전세계 100여개 국에 라면을 수출하고 있다. 특히 농심의 간판 제품인 '신라면'은 지난 2021년 해외 매출액이 국내를 넘어서면서 해외 소비자들이 더 많이 찾는 라면으로 자리 매김했다.

농심은 1996년 중국 상해공장을 시작으로 중국 청도공장(1998년), 중국 심양공장(2000년), 미국 제1공장(2005년), 미국 제2공장(2022년) 등 해외에 생산기지를 설립했고, 농심재팬(2002년)과 농심호주(2014년), 농심베트남(2018년), 농심캐나다(2020년) 등 세계 각국에 판매법인을 세워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춤으로써 현지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해왔다. 특히 지난해 24% 성장한 미국법인은 농심 전체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농심은 미국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제3공장 설립 검토에 착수했다. 지난해 4월 제2공장 가동을 시작한지 1년 만이다.

농심은 오는 2025년까지 미국시장에서 8억 달러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현재 미국 공장의 가동률은 70%에 달한다"라며 "현재 성장률을 감안한다면, 곧 제3공장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공장 부지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제2공장 가동으로 힘을 얻은 농심은 북미에 이어 중남미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우선 미국에서 가장 가까운 나라인 멕시코가 첫 번째 타깃이다. 멕시코는 인구 1억3000만 명에 연간 라면시장 규모가 10억 달러로 추정되는 큰 시장이다.

'불닭 볶음면 챌린지' 여세 몰아 냉동식품시장 진출


불닭브랜드. 삼양 제공
불닭브랜드. 삼양 제공

'불닭 볶음면'의 주역 삼양식품의 해외 진출 역사는 생각보다 꽤 오래됐다. 1969년 1월 베트남에 '삼양라면'을 처음으로 수출하면서 라면의 원조국 일본에도 진출했다. 1969~1975년 사이 삼양식품의 주요 수출국은 베트남, 미국, 호주, 캐나다, 싱가포르, 스페인, 네덜란드, 프랑스, 서독, 브라질 등으로 1970년대 중반 이후에는 중동에 파견된 건설자를 위해 중동에도 라면을 수출했다. 1980년부터는 일본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해 삼양라면의 세계적 경쟁력을 확인했다. 1974년 미국 LA에 지사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미주 시장개척에 나선 삼양식품은 1980년 LA지사를 미국 법인으로 승격한 다음 시장 공략에 뛰어들었다. 삼양라면, 장수면 등의 제품을 판매하며 1980년 하반기에만 81만9550달러의 매출을, 1981년엔 59만5684만 달러의 실적을 거뒀다. 또한 홍콩에도 현지법인을 설립해 홍콩 라면시장 점유율을 15%까지 확대했으며 홍콩법인을 중심으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중동으로 시장을 넓혀왔다.

그러던 중 2014년 2월 결정적인 분기점을 마주한다. '영국남자'라는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불닭볶음면 도전기' 영상이 세계인의 시선을 사로잡으면서 전 세계적인 챌린지 붐이 이어졌다. 2016년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불닭볶음면의 열기는 폭발적이었다. 삼양식품은 할랄인증, 확장제품 출시를 통해 다국적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며 신드롬 열기에 불을 지피며 수출을 더욱 확대했다. 그 결과 2017년 1억불, 2018년 2억불, 2021년 3억불, 2022년 4억불 수출을 달성했으며 현재 한국 라면 수출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중 70% 이상이 불닭브랜드에서 발생할 정도로 불닭은 삼양식품 수출의 일등공신이다. 불닭브랜드는 2022년 기준 9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중국 40%, 동남아 30%, 미주 15%의 비중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 삼양식품은 이 여세를 몰아 수출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 지역별 영업마케팅 강화, 연구개발투자를 통해 해외사업부문의 성장세를 이어갈 방침이다. 먼저 건면, 냉동, 소스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라면에 집중된 매출 구조 개선에 나선다. 이에 따라 수출전용 브랜드 발굴에 나설 예정이며 냉동식품, 소스 등 면 외 제품의 수출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삼양식품은 지난해 냉동식품 제조 전문 계열사인 삼양냉동으로부터 B2C영업권을 양수해 신규 냉동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내수시장에서도 냉동식품 라인업을 강화해나가고 있는 만큼, 해외 냉동식품시장에도 적극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내실있는 성장을 위해 지역별 영업마케팅도 강화한다. 삼양식품은 이를 위해 최근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6개 본부 85개 팀을 8개 본부 86개 팀으로 확대 재편하면서 해외지역별 영업마케팅본부, 해외 물류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중동아프리카, 유럽 등 주요 신시장에서는 현지 대형마켓, 편의점 등 주류 채널 입점 확대에 집중하고 중국, 미주, 아시아 등 기반을 다진 핵심 수출국에선 지역 내 국가별 맞춤형 전략으로 현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건면, 냉동, 소스 등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라면에 집중된 매출 구조 개선에 나선다. 이에 따라 수출전용 브랜드 발굴에 나설 예정이며 냉동식품, 소스 등 면 외 제품의 수출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삼양식품은 지난해 냉동식품 제조 전문 계열사인 삼양냉동으로부터 B2C영업권을 양수해 신규 냉동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내수시장에서도 냉동식품 라인업을 강화해나가고 있는 만큼, 해외 냉동식품시장에도 적극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내실있는 성장을 위해 지역별 영업마케팅도 강화한다. 삼양식품은 이를 위해 최근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6개 본부 85개 팀을 8개 본부 86개 팀으로 확대 재편하면서 해외지역별 영업마케팅본부, 해외 물류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중동아프리카, 유럽 등 주요 신시장에서는 현지 대형마켓, 편의점 등 주류 채널 입점 확대에 집중하고 중국, 미주, 아시아 등 기반을 다진 핵심 수출국에선 지역 내 국가별 맞춤형 전략으로 현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오뚜기 '보들보들 치즈라면'으로 해외 공략

보들보들 치즈볶음면. 오뚜기 제공
보들보들 치즈볶음면. 오뚜기 제공
오뚜기는 지난 2021년 2700억원이 넘는 해외 매출을 올렸다. 이미 포화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에서 실적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오뚜기는 글로벌영업부의 인력을 늘리고 다양한 국가 별 특징에 맞는 제품을 개발해 세계로 나아가고 있다. 특히 오뚜기의 '보들보들 치즈라면'은 60여개국에 수출되며 전 세계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보들보들 치즈라면'은 라면의 매콤한 국물에 치즈분말스프를 뿌려 매운맛과 고소함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제품이다. '보들보들 치즈라면'은 대만, 필리핀, 중국, 홍콩 등 아시아 지역에서 이미 K라면의 대명사로 자리잡았으며, 최근에는 러시아, 미국, UAE 지역에서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오뚜기 글로벌영업부는 러시아 시장 내 치즈 가공식품에 대한 니즈가 있음에도 현지 시장 내 치즈를 접목한 라면 제품이 없다는 점에서 착안해 집중적으로 '보들보들 치즈라면' 판촉활동을 펼쳤다.
지난해 2월부터 현지 박람회 홍보, 샘플링, 유통바이어 및 에이전시와의 테스트 시식, 제품 설명회 등의 활동을 통해 알려지면서 러시아 소비자의 식탁에 자리잡게 됐다. 극동지역 최대 유통인 샴베리 마트 외에도 로컬마켓에 판매되어 러시아 어느 지역에서도 손쉽게 오뚜기의 '보들보들 치즈라면'을 찾을 수 있다.
'보들보들 치즈라면'의 인기에 힘입어 미국에서는 지난해 4월 국물이 없는 볶음면 스타일의 '보들보들 치즈볶음면' 2종을 출시하기도 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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