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달 금리인상을 멈춘 것은 금리인상을 중단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숨가쁜 인상에 따른 숨고르기였을 뿐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연준은 5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한 지난달 13~14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이같은 점을 강조했다.
연준은 당시 회의가 끝난 뒤 성명에서 추가 금리인상을 강력히 예고했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지난달 의회 증언 등을 통해 금리인상은 계속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연준 의사록 내용은 그동안의 흐름과 크게 다른 것이 없어 시장 충격은 없었다.
연준은 아울러 의사록에서 금리인상 속도가 더뎌질 것임을 예고해 충격에 대비하던 증시의 낙폭을 외려 좁히는데 도움이 됐다.
'거의 모두' 추가 인상 찬성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의사록에서 당시 FOMC 참석자 '거의 모두'가 추가 인상이 '적절'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은 노동시장 수급이 '팍팍'하고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상방위험'은 여전히 미 경기전망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연준이 1년 반에 걸쳐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렸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가장 큰 위험요인이라는 것이다.
일부 위원들은 지난달 회의에서도 0.25%p 추가 금리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결국은 다수의 의견을 좇아 금리 동결에 합의했다.
대부분 위원들은 전망이 '불확실'하다면서 경제에 관한 추가 데이터를 확보한 뒤 금리인상을 멈출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했다.
경기둔화 불가피
연준 정책담당자들은 미 경제가 연초 은행위기를 잘 견뎌 내기는 했지만 올해 말까지 성장이 이전보다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FOMC 위원들에게 미 경제 상황에 대해 보고한 연준 이코노미스트들은 미 경제가 올 후반부터 '완만한 침체'를 시작할 것이란 이전 전망을 재확인했다. 이들은 미 경제가 '완만한 속도의 회복을 하기 전까지 완만한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6월 금리동결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 반에 걸친 10회 연속 금리인상 가운데 첫 동결이었다. 연준은 0~0.25% 수준이던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를 5~5.25%로 끌어올렸다.
두 차례 0.25%p 인상
6월 FOMC 뒤 연준은 연내 두 차례 추가 금리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FOMC 위원들의 금리전망을 나타내는 점도표에서 연말 기준금리가 5.5~5.75% 수준으로 예상됐다. 0.25%p씩 두 차례 금리인상이 올해 안에 더 있을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었다.
파월 의장은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이 주최한 통화정책 포럼에서 하반기 '연속 금리인상'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2025년이 돼야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연준은 적어도 내년까지는 금리인하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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