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무부, 中 수출 금지에 반대 성명
中 관영 매체 "美 역시 中 안보 위협할 수 있어"
[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부가 이달 중국의 반도체 재료 수출 제한 조치에 공식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같은날 중국 관영 매체들은 중국의 이익을 해치는 국가에게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고 경고했다.
미 상무부는 5일(이하 현지시간) 주요 외신사에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중국이 이달 공개한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비난했다. 상무부는 해당 조치에 "단호하게 반대한다"며 "이번 조치는 공급망을 다양화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미국은 이를 해결하고 핵심 공급망에서 탄력성을 구축하기 위해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3일 발표에서 수출통제법에 따라 8월 1일부터 갈륨과 저마늄 수출을 통제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2020년 12월부터 희토류를 포함한 특정 물품이나 기술 수출을 제한할 수 있는 수출통제법을 시행하고 있다.
수출업자들은 이번 조치에 따라 갈륨 및 저마늄, 관련 화합물을 수출하기 위해 중국 상무부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 아울러 수입자 및 최종 사용자, 사용 용도에 대해서도 설명해야 한다.
갈륨과 저마늄은 반도체와 태양광 패널, 레이저, 야간투시경 등 다양한 제품에 사용된다. 중국은 2021년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갈륨과 저마늄을 생산하고 있다.
미 언론들은 중국의 수출 통제와 관련해 미 정부가 지난해 10월 제재에 이어, 중국으로 반도체 수출시 미 정부의 허가를 요구하는 추가 제재를 이르면 이달에 공개한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미국 뿐만 아니라 일본(지난 5월 23일), 네덜란드(지난달 30일)까지 반도체 관련 수출 통제를 발표하자 즉각 행동에 나섰다.
이후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소냐 고스포디노바 대변인은 중국의 결정에 우려를 표한다며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의 규칙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중국의 규제가 "세계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 위한 행동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국 관영 환구시보와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6일 공동 사설을 통해 서방의 비난에 반박했다. 이들은 미국과 일본, 네덜란드를 언급하고 "중국은 첨단기술 제품 생산에 사용되는 핵심 원료인 갈륨과 저마늄을 수출하는데, 이 원료로 만든 첨단 제품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는 것은 명백히 공정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해당 희토류로 고급 군사 장비를 생산하는 데 사용한다면 중국의 국가 안보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두 매체는 이번 조치가 특정 국가를 겨냥하지 않았으며 WTO 규정을 어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미국은 중국을 억압하기 위해 전례 없는 수준으로 다양한 수출 제한을 가했고 이러한 제한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들은 "중국은 미국처럼 부도덕하고 규칙을 어기지 않겠지만 중국의 이익을 해치는 국가에 대해서는 대가를 치르도록 하고, 그렇게 할 상당한 수단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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