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경찰 내부망서 전화번호 파악해 동료 고소...무죄 확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07 09:06

수정 2023.07.07 09:06

대법원. /사진=뉴시스
대법원.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내부망을 이용해 동료 경찰관 휴대전화 번호를 파악한 뒤 이를 공소장에 적시한 것은 개인정보 유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찰공무원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 판결을 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18년 1~12월 경찰 통합포털시스템 '폴넷' 게시판에 올라온 자신의 비위 의혹 관련 글에 비판 댓글을 작성한 동료 경찰관 22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동료 경찰관들이 작성한 댓글이 자신을 모욕하는 내용이라고 보고 명예훼손 혐의로 이들을 수사기관에 고소하려 했고, 이후 '직원조회'를 통해 이들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아낸 뒤 이를 고소장에 기재해 수사기관에 제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가 피해자들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누설에 해당한다고 봤다.


1심은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경찰이 업무를 위해 국민이나 수사 대상자에 대한 정보를 조회하는 것과는 달리 직원검색 시스템은 접근과 사용이 허락되는 곳"이라며 "A씨의 행동이 적절하다고 보기 어려우나 이러한 행위가 일반적으로 개인정보 누설 행위로서 처벌대상이 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법원 및 수사기관에 제출된 개인정보는 국가가 엄격하게 관리해 접근이 어려운 상태로 누설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소송제기에 필요한 정보를 기재하는 행위까지 처벌범위를 확대하면 개인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제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심도 "A씨는 지구대 순찰요원으로 근무했으며 내부 직원 검색에 관한 직접적인 업무를 담당하지 않아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 처리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