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부모가 치매에 걸렸을 경우 자녀도 치매 발병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아버지보다도 어머니의 치매 병력이 자녀에게 대물림 되는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한국 등 8개 국가 1만 7194명을 대상으로 치매 가족력을 조사하고 질병 여부를 진단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대상자의 아버지가 치매 병력이 있는 경우 치매 발병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하지 않았지만, 어머니가 치매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위험도가 51% 높아졌다.
특히 치매 원인 중 가장 흔한 것으로 알려진 '알츠하이머병'의 위험도는 80%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모계 치매 가족력이 있는 여성은 68%, 남성은 100% 이상 알츠하이머병 위험이 증가했다.
연구팀은 어머니 쪽으로 유전되는 'X성염색체'나 '미토콘드리아 DNA' 등이 알츠하이머병 발생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기웅 교수는 "부모가 치매 병력이 있다면 금연과 절주, 식습관 개선, 고혈압·당뇨 등의 기저질환 관리를 통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그리스 △호주 △필리핀 등에 거주하는 평균 연령 72.8세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치매 여부 진단은 임상평가, 신경심리검사, 혈액검사, 신경학적 검사 등을 통해 이뤄졌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정신임상신경학저널(Psychiatry and Clinical Neurosciences)에도 게재됐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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