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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여주 민간인 희생자 72년 만에 가족 품으로

뉴스1

입력 2023.07.10 19:33

수정 2023.07.11 08:13

이충우 시장(왼쪽 두번째)이 고(故) 문홍래씨의 유해를 유가족에게 인계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여주시 제공)
이충우 시장(왼쪽 두번째)이 고(故) 문홍래씨의 유해를 유가족에게 인계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여주시 제공)


(여주=뉴스1) 김평석 기자 = 경기 여주시에서 발굴된 6·25전쟁 민간인 희생자 무연고 유해 가운데 가족관계가 확인된 첫 유골이 유가족에게 인계됐다.

6·25전쟁 여주 민간인 희생자 발생 72년 만이자 유해를 발굴한지 12년 만이다.

10일 여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7일 유가족인 문병하씨와 가족, 6·25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여주시유족회 정병두 회장 등 12명이 참석한 가운데 유해 인계식을 가졌다.

이날 72년 만에 부친의 유해를 찾게 된 문병하 씨(76)는 "'아버지의 유해를 꼭 찾아라'는 돌아가신 어머님의 소원을 이루어 드리고, 죽기 전에 자식의 도리를 다할 수 있게 돼 더없이 기쁘다"며 여주시와 여주경찰서 등 관계 기관에 고마움을 전했다.

문 씨의 부친(故 문홍래)은 6·25전쟁 중인 1951년 1월께 실종됐다.
문병하 씨가 4살 때였다. 휴전 이후 문 씨는 어머니와 동네 어르신들로부터 부친이 사망한 장소로 추정되는 곳을 들어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시대적 상황도 좋지 않고 생활고에 쫓겨 아버지의 유해를 찾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다 2년 전 만년을 고향에서 보내기로 하고 여주로 귀향한 문 씨는 6·25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 여주시유족회란 단체를 알게 됐고, 10여 년 전 민간인 희생자 유해를 발굴했다는 사실도 전해 들었다. 발굴 장소도 어릴 때 들었던 부친의 사망 장소와 일치했다.

문 씨는 유전자 확인을 요청했으나 이미 십여 년 전 경찰에서 사건이 종결 처리됐고 당시 실시했던 유해 DNA 정보 존재 여부조차 확인할 길이 없었다.

지난 3월 문 씨의 탄원서를 접수한 여주시는 경찰서 등에 남아 있는 기록을 하나하나 추적해가며 사건 전모를 파악하기 시작했다. 문 씨에게서 채취한 유전자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보관 중인 유골의 유전자 정보가 일치한다는 것을 최종 확인할 수 있었다.


문 씨 부친의 유해는 2011년 5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의해 여주시 세종대왕면 왕대2리 부근에서 발굴됐다.

'6.25 전사자 유해 판정 심의위원회'에서 민간인으로 판명돼 무연고자 변사사건으로 종결처리 된 뒤 2018년부터 여주박물관 수장고에 보관 중이었다.


문 씨는 부친의 유해를 여주에 있는 어머니의 무덤 곁에 안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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