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과학

지방세포 속 이 물질이 많으면 당뇨 온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11 13:12

수정 2023.07.11 13:12

UNIST 박지영 교수, 엔도트로핀 축적과 당뇨 상관성 밝혀
siRNA 시스템으로 비만·당뇨 등 대사질환 개선시켜
세포. 게티이미지 제공
세포. 게티이미지 제공


[파이낸셜뉴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과 박지영 교수팀은 작은 간섭 리보핵산(siRNA) 시스템으로 비만이나 당뇨 등의 대사질환을 개선했다고 11일 밝혔다. 또한 비만인 상황에서 세포 밖에 있는 엔도트로핀이라는 단백질이 지방세포 안으로 들어가 불필요하거나 찌꺼기를 없애는 '자가포식' 작용을 방해함으로써 세포사멸을 막고 염증과 당뇨를 악화시킨다는 것을 밝혀냈다.

박지영 교수는 "세포 속 엔도트로핀이 많이 쌓이는 것을 몸속 변화의 지표로 삼을 수 있다"며 "비만한 지방조직에서 과도하게 생성된 엔도트로핀의 효율적인 제거가 비만 및 비만 관련 대사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비만 관련 연구보고에 따르면 앞으로 10년 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비만 또는 과체중으로 분류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과 관련된 대사성질환이 만연한데도 불구하고 정확한 치료법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비만일 경우 세포 밖에서 영양분이 쌓이는 '대사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엔도트로핀이라는 단백질을 2012년 최초로 발견했다. 비만한 상황에서는 엔도트로핀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는 지방조직의 섬유화, 염증, 그리고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켜 당뇨를 악화시킨다.

연구진은 이번에 비만과 정상 상황을 대조 분석해 엔도트로핀이 세포 안팎으로 이동하는 경로를 관찰했다. 그결과, 비만인 상황에서 세포 밖에 있던 엔도트로핀이 세포 안으로 이동하면서 지방세포 안에 축적됐다.

엔도트로핀이 세포 안에 쌓이면 자가포식에 관여하는 자가소화포가 많이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가소화포의 분해를 저해하는 등 자가포식 작용에 이상을 일으켰다. 즉 비정상 세포나 늙은 세포 등을 없애지 못하고 염증을 일으킨다. 또한 인슐린 저항성의 원인이 됐다.

구체적으로, 지방세포 안으로 유입된 엔도트로핀이 단백질 수송과 관련된 단백질 'SEC13'과 자가소화포 형성에 있어서 중요한 ATG7 단백질을 매개로 자가소화포의 형성을 촉진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한, 엔도트로핀에 축적된 자가소화포는 자가포식 과정의 균형을 망가뜨렸다.
지방세포의 사멸, 염증 증가 및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키게 된다.

연구진은 이때 특정 유전자 발현을 방해하는 시스템인 siRNA 시스템을 이용해 ATG7 단백질 기능을 억제하거나 엔도트로핀을 중화시켜 비만 관련 대사질환이 개선됐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내분비 대사 분야의 최상위 국제학술지 '대사 : 임상과 실험(Metabolism: Clinical and Experimental)'에 발표했으며, 정식 출판을 앞두고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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