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초저금리 시대' 종말 논란, 다시는 코로나 이전 초저금리는 없다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7.12 05:00

수정 2023.07.12 05:00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후 저금리 지속 예상
그러나 최근에는 당시 수준 금리 기대는 실수 분석

영국 런던의 영국중앙은행(BOE) 본부.EPA연합뉴스
영국 런던의 영국중앙은행(BOE) 본부.EPA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아직 진행 중이던 지난해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를 시작으로 세계 여러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이어왔다. 연준은 물가가 급격히 오르자 끌어내리기 위해 제로(0)였던 금리를 열차례에 걸쳐 인상하면서 5.00~5.25%까지 높였으며 연내 추가로 더 올릴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인플레이션이 다소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며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라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가 지난달 시사했다.

12일(이하 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금리가 급격히 떨어진 후 저금리가 정착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영국 중앙은행(BOE)의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현재의 높은 금리가 종식된다면 2008년 수준으로 다시 돌아갈 것이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추세에 다시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 같은 초저금리는 오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9일 영국 일간지 더텔레그래프에 따르면 BOE 금리 조정 위원회에 새로 포함된 이코노미스트 메건 그린은 초저금리는 절대 보장되지 않고 있다며 각국 중앙은행들이 코로나 팬데믹 이전처럼 인플레이션과 함께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안주하는 것은 큰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신문은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들이 장기적인 적절 수준의 금리를 높여 잡고 있다며 이것은 수요를 불안하지 않게 하는 범위에 달려 있다고 보도했다.


BOE 통화정책 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찰스 굿하트는 점점 확산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와 미중 갈등,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동 인구 감소가 물가를 끌어올릴 것이며 결국 금리도 같이 높아지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기 금리는 4.5~5% 사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굿하트는 금리가 1990년부터 코로나19 팬데믹 발생까지 꾸준히 떨어져왔다며 “미래를 알기 위해서는 과거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금리가 팬데믹 이전까지 떨어졌던 것은 생산성이 둔화된 것과 인구 고령화로 은퇴자들의 저축이 늘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굿하트는 “1990년쯤부터 2020년 정도까지는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놀라운 30년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기간 옛 소련의 붕괴와 중국의 부상 속에 노동 증가가 증가하면서 가격과 임금 모두 낮게 유지될 수 있었으나 앞으로 노동 시장이 악화되고 국방비 지출 증가, 제로 탄소 배출을 위한 지출은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영국의 경우 지난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앞으로 5년동안 국방비로 110억파운드(약 18조330억원·약 142억달러)로 증액하기로 했다.

친환경 투자를 포함하고 있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과 유럽연합(EU)의 그린딜은 영국 정부에게 친환경 투자를 압박하고 있다.

독일 베렌베르크 은행 이코노미스트 케일럼 피커링은 친환경 경제가 빨리 진전되고 있어 이것도 인플레이션을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BNP파리바의 애널리스트들은 은퇴자 저축에 금리가 수십년간 떨어질 것으로 믿는다면서도 적어도 단기 미래에는 계속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미국과 영국,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의 경제가 높아진 금리 속에서도 놀라울 정도로 회복력을 보여왔다며 이것은 수요를 위축시키지 않는 금리의 적절한 수준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BNP파리바 애널리스트들은 앞으로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멈출 경우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화되는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며 물가상승률 목표인 2% 달성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중앙은행(ECB) 본부.로이터연합뉴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유럽중앙은행(ECB) 본부.로이터연합뉴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fnSurvey